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종족·종교 분쟁으로 유혈사태를 겪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에 파병할 평화유지군을 공식 출범시켰다.
'중아공 유럽연합군'(EUFOR RCA)으로 명명된 평화유지군은 1천명 규모로 앞으로 6개월간 중아공 수도 방기에 배치돼 기존에 파병된 프랑스군 및 아프리카연합(AU)군을 도와 종파 간 살육을 방지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EU 평화유지군은 애초 지난달 말 파견될 예정이었으나 28개 회원국의 병력과 항공기 파견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아 지연됐다. 병력 전부가 중아공에 배치되려면 몇 주가 더 걸릴 것이라고 한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파병에 따른 비용은 약 2600만 유로(약 3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평화유지군 출범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공공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그래야 정치적 이행 과정도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실)에서 캐서린 삼바-판자 중아공 과도정부 대통령을 만난 뒤 "중아공의 치안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이슬람교도가 직접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아공에서는 지난해 3월 이슬람 계열인 셀레카 반군그룹이 정권을 잡은 이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을 탄압하자 기독교인들도 민병대를 결성해 보복에 나서면서 종파 간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셀레카 정권이 붕괴하면서 기독교계 민병대 '안티-발라카'의 이슬람교도에 대한 보복 살육이 극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에는 아프리카연합군 소속 차드 군대가 방기에서 발포해 최소 24명이 숨졌다. 아프리카연합군은 차드 군대가 수류탄 공격을 받아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그 같은 공격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중아공 과도정부와 유엔이 이 사건의 진상 조사에 나선 가운데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슬람계 주민 1만9천명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안티-발라카의 보복 살육을 우려해서다.
UNHCR에 따르면 중아공에서는 지난 석달간 63만7천명의 실향민이 발생했으며 8만2천명이 이웃 나라로 피란했다. 이들 대부분은 이슬람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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