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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단지 중국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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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세먼지, 단지 중국 때문일까

[좋은나라 이슈페이퍼]<25>성장의 부메랑, 178개국 가운데 171위

2014년 2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는 피해가 발생되었다. 특히 서울은 지난 2014년 2월 24일 정오부터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201-300 ㎍/㎥)' 단계인 시간당 최대 228 ㎍/㎥까지 올라가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으며, 75시간만인 27일 오후 3시에 해제 되었다.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총먼지(TSP:total suspended particles), 지름이 10㎛(마이크로그램)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의 1/6 크기인 미세먼지(PM10), 미세먼지보다 1/4 크기인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미세먼지는 기도를 자극하여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며, 이외에도 피부질환과 안구질환 등이 발병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기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대부분 폐의 말단부위인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2013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는 폐암의 원인물질인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평가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미국 예일대 환경법·정책센터와 컬럼비아대 국제지구과학정보센터는 환경, 기후변화, 보건, 농업, 어업, 해양 분야 등 20여개 평가지표를 활용해 국가별 지속가능성을 평가하여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종합순위 43위를 차지하였지만 미세먼지 지표는 178개 국가 가운데 171위를 차지하였다. 이처럼 꼴찌에 가까운 성적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노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미세먼지 위협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 주고 있다.

▲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 하늘. ⓒ프레시안(김하영)

공장과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미세먼지 발생은 인위적인 배출원으로 주로 아스팔트와 타이어의 마찰과정에서 생기거나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분진, 건축물의 분진 등이 있으며, 자연적인 배출원으로는 황막화 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가 있다.

2011년도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대기오염물질배출량에 따르면 질소산화물(NOx)은 104만214톤(29.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87만3108톤(24.6%), 일산화탄소(CO) 71만8345톤(20.2%), 황산화물(SOx) 43만3959톤(12.2%), 암모니아(NH3) 27만6415톤(7.8%), 미세먼지(PM10) 13만1176톤(3.7%), 초미세먼지(PM2.5) 8만1793톤(2.3%)을 차지하였다.


2011년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자료에 나타난 미세먼지(PM10) 발생원별 비율을 보면 제조업 연소가 68.2%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배나 항공기와 같은 비도로오염원 10.6%, 도로오염원 9.9%, 생산공정 5.6%, 에너지산업연소 3.5%, 비산업연소 1.7% 순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제조업연소가 55.9%, 비도로오염원 15.6%, 도로오염원 14.7%, 생산공정 7.2%, 에너지산업연소 4.3%, 비산업연소 1.6%순으로 나타났다. 비도로이동오염원과 도로이동오염원 비율이 미세먼지(PM10)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중국 스모그 영향보다 국내 영향이 더 커

최근 빈번하게 발생되는 미세먼지 문제가 국내 보다 중국이 주원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환경부가 전국 대기오염집중측정소에서 2014년 2월 21일~25일 미세먼지 평균농도를 측정한 결과는 중국보다 국내 발생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인 미세먼지 발생원이 거의 없는 백령도가 108㎍/㎥인 반면 서울 134㎍/㎥, 대전 134㎍/㎥, 광주 124㎍/㎥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요인도 있지만 도시 자체에서 공장과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건강영향이 더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 역시 백령도가 86 ㎍/㎥인 반면 경기 145 ㎍/㎥, 경남 141㎍/㎥, 전남 137 ㎍/㎥ 등으로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측정결과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제는 철저하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황사는 초미세먼지보다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

황사시기와 비황사 시기를 비교하여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비교한 자료(공성용 외, 2012)에 의하면, 황사시기에 미세먼지가 비황사 시기에 비하여 크게 증가한 반면 초미세먼지의 증가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사로 인한 주 영향이 미세먼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초미세먼지가 황사 영향보다는 자체적인 발생에 의하여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가스상 오염물질의 농도를 보면 황사시기와 비황사 시기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물질별로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이는 가스상 물질은 황사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가스상 물질로 인한 초미세먼지는 황사로 인한 영향이기 보다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네 가지 차원에서 밀접하게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넓게는 지구적인 차원에서부터 지역적인 차원, 국가적인 차원,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발생되고 있다.

첫째, 지구적 차원에서 기후변화 영향이다. 지구적인 차원의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제트기류의 변화이다. 이와 관련해서 북극빙하면적이 감소할수록 황사일수가 증가하고 북극빙하면적이 증가할수록 황사일수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허창회 외, 2013). 북극 빙하가 녹아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북극 주위를 감싸고 있던 제트기류의 고리가 약해져 북극의 찬공기가 동북아까지 내려오고 편서풍이 강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그 영향으로 황사도 심해진다는 것이다. 제트기류의 약화는 이번 겨울 미국과 캐나다에 혹한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중국에서 발생한 런던형 스모그와 LA형 스모그가 혼합된 스모그가 기상적인 요인과 결합하여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지역적인 차원에서 중국의 산업화와 인구집중 심화이다. 우리나라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내에서 발생된 것뿐만 아니라 중국과 몽골 등 국외에서 국경을 넘어 유입되는 황사와 중국 동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있다. 황사는 사막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로 대략 PM10 수준으로서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황막화지역에서 가뭄이 발생되어 건조가 진행이 되며, 입자를 상승시키는 상승기류가 발생되어야 하며, 편서풍이 강하게 발달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조건이 맞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연도별로 그 영향 정도에서 차이가 많이 발생된다. 중국의 변화는 이제 직접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의 영향은 30~50%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3년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미세먼지 기여도는 아래 그림과 같이 중국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국가적인 차원에서 급격한 산업화와 수도권 인구집중,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의 문제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공장과 자동차가 많은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붉은색으로 나타났으며, 산악지역과 농촌지역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파란색으로 나타났다.

넷째,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가용 증가이다. 화물차, 승합차, 특수차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반면 승용차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자가용의 지속적인 증가는 미세먼지 발생량 증가의 원인이 된다.


'장거리이동성대기오염조약'과 개인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는 정부정책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간 협력 및 정부정책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경을 넘는 오염물질관리 사례로서 유럽에서는 1979년 '장거리이동성대기오염조약'을 체결하고 1985년 헬싱키 의정서, 1998년 소피아의정서, 1994년 오슬로의정서 등을 체결하고 산성비의 원인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방출량과 월경이동을 제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51개국이 참여하여, 산성비뿐만 아니라 오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중금속, 입자상물질 등까지 폭 넓게 대응하고 있다.

둘째, 국가차원에서 미세먼지 관리 사례로서 미국 남가주 대기질관리계획을 보면, 대기질관리법에 기초하여 오염원의 종류에 따라 관리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연소 오염원에 대하여 추가적인 방지시설 설치, 시장 성과급지원, 공정개선, 개선된 에너지 효율성을 관리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개인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는 정부정책의 사례를 보자. 유럽의 국가들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도시계획과 수송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하여 수송과정에서 오염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도보와 자전거 촉진,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여 개인행동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들 정책은 물리적인 측면에서 공기를 깨끗하게 할뿐만 아니라 건강도 증진시키는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하여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차원에서 정부, 기업, 개인에 의한 구체적인 실천이 요구되며, 환경, 수송, 토지이용, 공중보건, 주택, 에너지 등 관련된 제반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한중일 장거리 이동성대기오염조약(가칭)'을 체결하여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모니터링, 저감방안 수립, 지원체계 구축 등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대기오염물질 발생과 이동을 감시하고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기후변화법'을 제정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기후변화법'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 기후변화법 제정을 위한 "Big Ask"운동이 진행이 되고 있다. 시민들의 서명을 통한 기후변화법 제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의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셋째, 미세먼지 위험커뮤니케이션이 개선되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예보 및 경보시스템이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를 고도화해야 하며, 미세먼지 농도가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각 수준별 긴급행동지침이 마련되어 정부, 기업, 시민 각 영역별로 미세먼지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혼잡통행료 제도를 확대하여 차량집중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는 사전예방적 제도 도입이 촉진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인 정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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