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운석'에 '콩밭 운석'까지. 경남 진주에서 운석 추정 물체가 잇따라 발견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진주에 운석 캐러 가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운석 가격이 50억 원이라는 풍문이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석 가격이 진짜 수십억 원에 이를까.
이번에 발견된 운석 추정 물체에 대한 분석 작업을 하고 있는 극지연구소의 이종익 박사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0억 설'에 대해 "현재 공식적인 시장에서 거래되는 운석 중에서 금보다 비싼 운석은 거의 없다"며 "상당한 거품"이라고 말했다.
운석 값에 관심이 급증한 데에는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 수여된 '운석 금메달' 때문. 소치 올림픽에서 일부 선수들에게 수여된 금메달에 운석 장식을 넣었는데, 그 운석이 1그램 당 236만 원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소치 올림픽 일부 금메달에 포함된 운석은 2013년 러시아 우랄산맥 남쪽의 첼라빈스크 지역에 떨어진 운석으로 공중 폭발을 해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 중 가장 큰 650킬로그램 짜리 덩어리를 체르바쿨 호수에서 건졌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현재 이 운석은 공식 운석 판매 사이트에 많이 올라와 있는데 현재 가격은 1그램에 2만5000~3만 원"이라며 "저희 연구소에서도 이 운석을 분석해 작년에 이미 학술적인 연구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운석 판매 사이트에서는 1.2그램짜리 '첼라빈스크 운석'이 2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금 1그램 시세가 4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금보다 40배 비싸다"는 말은 낭설인 셈이다.
이 박사는 다만 "회자되고 있는 금액들이 터무니없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운석의 출처, 희귀성, 종류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주에 떨어진 운석의 가격은 어느 정도 할까? "1000만 원 정도"라는 예상이 나왔다. 12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교수는 "철로 된 운석, 돌로 된 운석, 철과 돌이 섞여 있는 운석이 있는데, 돌로 된 운석은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많다"며 "(석질 운석은) 국제적으로 1그램 당 1달러 내외의 가격이 통상적"이라고 소개했다. 즉, 10킬로그램이면 1000만 원 정도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운석의 시작이 화성이나 달 같은 데서 시작됐다면 굉장히 비싸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2011년 7월 모로코에 떨어진 화성 운석은 금값의 10배 가량에 거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운석은 화성 대기의 화학적 특성 및 지질학적 연구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1그램에 1달러이더라도 사는 사람이 있어야 팔 수 있다는 것. 모로코 운석의 경우 화성 운석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연구소들에 다 팔렸다고 한다. 미국 이베이 등에서 운석이 거래되고 있는데 역시 운석의 종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운석은 주로 수집가나 공예가, 대학 연구소에서 구매를 하는데 국내에서는 거래 시장이 열릴지 미지수다.
그런데 진주의 비닐하우스와 콩밭 주인은 '하늘에서 떨어진 로또'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운석이 집 안방에 떨어지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러시아 첼라빈스크에 운석이 떨어졌을 때 운석 폭발 충격파로 인해 부상자가 1200여 명, 재산 피해가 3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운석은 위험한 '자연재해'일 수도 있다.
다음은 CBS 라디오에 소개된 전문가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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