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문제로 2월 임시국회가 파행적으로 종결되자 청와대가 "무슨 염치로 수권정당을 이야기 하나"며 한나라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임시국회 내 민생법안 처리를 이유로 개헌안 발의, 총리 교체까지 미룬 바 있는 청와대는 격앙된 분위기다.
이로써 지난 달 9일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회담에서 어렵사리 도출된 "민생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합의는 예상대로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언제까지 인질 정치 할거냐"
청와대비서실 정무팀은 7일 청와대브리핑에 '한나라당은 인질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해 한나라당을 맹비난 했다.
정무팀은 "서민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이 끝내 무산됐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정무팀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기초노령연금법, 공정거래법개정안, 사법개혁안' 등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기대했던 법안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지난 1월2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겠다. 경제를 살리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한 말이 생생한데 불과 40일 만에 말을 뒤집었다"고 맹비난 했다.
정무팀은 "도대체 주택·노인정책과 기업규제 완화정책을 발목 잡으면서 어떻게 민생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인지, 한나라당의 자가당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무팀은 "말끝마다 '민생파탄'을 주장하던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 하나 때문에 민생이 희생돼도 좋다는 거냐"라며 "한나라당의 처사는 정부가 혼신을 다해 불을 끄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소방호스를 잠그는 짓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무팀은 "한나라당은 사학법과 관련해 2005년부터 59일간 국회를 파행시키고(장외투쟁 53일간) 5차례 합의를 파기했다"며 그 실례를 일일이 꼽았다.
정무팀은 "사학법 재개정 하나에 '올인'하면서 민생과 경제를 이렇게까지 외면하면서 무슨 염치로 수권정당을 이야기하냐"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대통령과 강 대표의 회담이 사실상 아무 소득을 낳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청와대브리핑에 올라온 내용이 우리 공식 입장"이라고 답했다.
윤 수석은 "도대체 사학법과 주택법이 무슨 관련이냐"며 "(한나라당이) 애초부터 주택법을 통과시켜 주기 싫었는데 사학법이 핑곗거리가 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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