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6·4 지방선거와 관련,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선거중립 의무 규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장에 출마하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인천이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일 것이다. 결단했으면 잘되기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박 대통령의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인지 문의하기로 했다.
공직선거법 제9조 1항은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나 선거의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날 노웅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의 선거관리 공무원들과 행정부 공무원 전원에게 여권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라는 지시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은 관권선거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열어 "박 대통령이 선거 주무장관을 사퇴시켜서 광역시장 후보로 내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지방선거를 관권선거로 치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것도 모자라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 사실상의 지지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선거개입이자 공무원의 선거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해서 수사기관에 고발되고, 선관위로부터 조치를 받고 결국 탄핵당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박 대통령이 유정복 장관에게 이런 말을 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는 상시 적용된다"며 "해당 발언이 사실인지 몰라서 지금 당장 판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몇몇 의원이 해당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냐고 질의했으므로 해석과에 문의는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해서 논평을 냈으니 당시 상황과 비교·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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