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해찬 전 총리가 7일 북한을 방문한다.
해외 외교소식통을 통해 처음 전해지고 우리 당국자가 이를 확인함으로 기정사실화된 이 전 총리의 방북에 대해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연대 남북정상회담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구체적 협의는 없었지만 알긴 안다"
6일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의 초청에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응하는 형식으로 7일부터 6일 동안 방북하게 된다. 이 전 총리의 이번 방북에는 정의용, 이화영 의원도 동행한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시절인 이미 만난 적이 있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다시 면담할 예정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동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이제는 여당도 아닌 우리당의 내부기구 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이지만 이 전 총리의 위상과 현재의 정치 상황에 비춰볼 때 이번 방북에 실리는 무게는 상당하다.
일단 청와대는 "이 전 총리의 방북에 대해 공식적인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전 총리가 남북정상회담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음력 설 직후(2월 20일 경) 이 전 총리를 사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방북 이야기를 들었다"며 "외교안보라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게 청와대와 이 전 총리 간에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특히 노 대통령의 뜻을 북측에 구두메시지 형식으로 전할지도 관심사다.
이 전 총리를 수행하는 두 의원의 면면도 이번 방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정의용 의원은 정보위, 통외통위 위원을 거친 외교통으로 현재도 우리당 국제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한 친노직계 의정연 소속인 이화영 의원도 통일외교 분야를 맡는 제2정조위원장을 지냈고 의원 연구단체인 한민족평화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나름의 '북한 통'으로 분류되고 있다.
끊이지 않던 특사설
이 전 총리의 특사설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정무특보단 구성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3.1절 골프 파동으로 총리직에서 낙마한 이후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내던 이 전 총리가 특보로 위촉됐을 때부터 특사를 염두에 뒀다는 것이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대학교수의 전언이다.
이 교수는 이미 지난 해 "6자 회담이 풀리면 곧바로 이 전 총리가 특사로 방북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05년 4월 말레이시아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이 만남은 두 달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면담으로 이어졌고, 곧이어 9.19 제1차 베이징 합의가 도출됐다.
올해 2.13 제2차 베이징 합의에 이은 이 전 총리의 방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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