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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라이벌은 유럽 심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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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라이벌은 유럽 심판들?

외국 중계방송들 "이해할 수 없는 낮은 점수"

우려했던 상황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19일(현지시각) 열린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유럽 심판진들은 유럽 선수들에게 점수 ‘퍼주기’를 강행하며 3위 안에 유럽 선수 2명을 포진시켰다. 김연아 선수가 프리 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고 해도 심판진의 점수 퍼주기로 1위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날 김연아 선수와 불과 0.28점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선수는 아사다 마오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도 아닌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선수였다. 소트니코바는 기술점수 가산점에서만 8.66점을 챙겨 대회에 참가한 어떤 선수보다 많은 가산점을 받았다. PCS(구성점수)에서도 35.55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선수가 경기가 끝나고 점수를 확인한 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 선수는 참가 선수 중 가장 높은 PCS 점수를 기록했다. 그는 36.63점의 PCS 점수를 받아 쇼트 프로그램 3위에 올랐다. 이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사상 가장 높은 PCS 점수다. 그는 기술점수에서는 김연아 선수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PCS 점수는 김연아 선수보다 0.74점을 더 받았다.

이와는 달리 실수로 얼룩진 경기를 펼친 선수도 있었다. 피겨 단체전 이후 김연아 선수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는 트리플 플립 점프를 실패하며 65.23점으로 5위를 기록, 메달권에서 다소 멀어졌다. 또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는 트리플 점프를 한 번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16위로 밀려나 사실상 메달을 바라보기 힘들어졌다.

이 선수들과 비교해 봤을 때 소트니코바 선수와 코스트너 선수가 실수도 없고 훌륭한 연기를 펼친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들만이 유독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데 있다. 소트니코바 선수의 경우 이날 받은 점수가 역대 자신이 세운 최고점보다 3.91점 높았다. 코스트너 선수 역시 역대 최고점을 3.28점 경신했다. 반면 이들과 마찬가지로 실수 없이 훌륭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 선수의 경우 역대 최고점보다 3.58점 하락했다.

김연아의 스텝이 레벨 3?

김연아 선수의 점수가 다소 하락한 이유로 우선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3을 받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와 지난 1월 국내 선수권에서 모두 레벨 4를 받았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석연치 않은 판정이다. 이날 김연아 선수가 보여준 스텝 연기는 빙상장이 좁아서 제대로 된 연기를 펼칠 수 없었던 자그레브 대회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스텝이었다는 것도 판정에 의문이 가는 이유다.

실제 영국 방송 BBC의 해설자는 이날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전하며 “스텝 시퀀스가 레벨 3이네요. 저는 완벽한 레벨 4로 봤는데요”라고 말하기도 할 정도였다. 이는 레벨을 부여하고 점수를 매기는 기준이 점프나 스핀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스텝에서 심판진이 점수의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김연아 선수가 PCS 점수에서 다른 선수들이 받은 것과 같은 ‘퍼주기’를 받지 못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연아 선수 경기 직후 영국 BBC는 “PCS 항목은 모두 9점대를 확신한다”, 캐나다 CBC는 “얼음 위에서 음악과 하나가 됐다”, 중국 CCTV는 “어떤 음악이든 잘 소화해내는 표현력이 뛰어나다”며 칭찬했지만, 심판진은 그렇지 않았다. CBC 해설자는 김연아 선수의 점수 발표 이후 “놀랍습니다.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줄 알았거든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전 순서가 심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점수나 랭킹이 낮은 선수가 높은 선수보다 먼저 출전한다. 시간이 갈수록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다 보니 심판들도 뒤로 갈수록 점수를 좀 더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다.

▲ 김연아 선수가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연아 선수는 이날 3그룹 5번째로 경기를 치렀다. 국제대회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 랭킹이 29위로 경쟁 선수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비교적 앞쪽에 경기를 치른 셈인데, 이럴 경우 5그룹에 출전하는 선수들보다 점수를 획득하는데 있어 불리하다. 특히 PCS 점수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유럽, 20년 ‘노 골드’ 한(恨) 풀겠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피겨 여자 싱글 부문에서 금메달을 가져가지 못한 유럽이 이번에는 우승자를 만들어 보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은 94년 올림픽 당시 우크라이나의 옥산나 바이울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권좌를 차지하지 못했다.

마침 이번 피겨 여자 싱글의 주요 심판진이 모두 유럽 심판들로 꾸려졌다는 점도 이런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선수가 수행한 기술이 제대로 됐는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테크니컬 컨트롤러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라케르니크 러시아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기술의 정확성 여부를 판단하는 테크니컬 스폐셜리스트에는 프랑스와 핀란드 심판이, 심판들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레퍼리는 스위스 심판이 맡고 있다.

이러한 심판진 구성은 곧 유럽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선수들의 점수를 깎을 수도, 더 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쇼트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이러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유럽 선수 누구든 클린 연기만 해. PCS 점수는 맘껏 올려줄게”라고 작정한 것처럼 소트니코바와 코스트너에게 퍼준 점수가 이를 증명한다.

유럽 심판들의 제 식구 감싸기가 프리 프로그램에서도 계속된다면 김연아 선수로서는 다소 불리한 조건에서 남은 경기를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처럼 실수 없이 완벽한 연기를 한다고 해도 유럽 선수들에게 PCS 점수를 또 퍼준다면 지금과 같이 점수 차가 얼마 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순위가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 선수가 맨 마지막에 연기를 펼친다는 점도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워밍업 이후 출전하기까지 대기시간이 길고, 많은 선수들이 탄 이후에 스케이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빙질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는 마지막에 탔던 경험이 많아 경기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도 김연아 선수는 맨 마지막에 출전해 실수 없이 완벽한 연기를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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