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오키나와로 휴가를 떠난다. 김 전 대통령의 해외 휴가는 지난 1996년 8월 괌 여행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휴가에는 지난 주말 사면, 석방된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수행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양성철 전 주미대사, 장석일 주치의 등과 함께 박 전 실장이 수행하는 데 대해선 "박 전 실장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신임을 드러내는 위로 차원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교동의 최경환 비서관은 "이번 여행은 박 전 비서실장의 석방 이전부터 계획됐던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 이후부터 박 전 실장이 동교동으로 돌아온다고 보면 되냐'는 질문에 대해 최 비서관은 "그렇게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전 비서실장은 지난 주 석방되면서 "나는 이제 약속대로 동교동으로 돌아간다"고 말한 바 있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께서 이번 휴가 동안 휴식과 함께 새로운 한반도 상황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과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6자 회담' 이후에 대한 구상이란 말이다. 최 비서관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은 아주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연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 김 전 대통령은 6자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의 '총대'를 메고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같은 가능성이 현실화 될 경우 대선 정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현 정권과는 차별화, DJ와는 불가근 불가원' 원칙을 지키려고 애쓰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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