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취임 이후 처음이자 2007년 이후 7년 만에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양측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을 놓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여 오는 20일로 예정된 상봉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군사훈련을 연계시키며 2월 24일부터 예정된 KR/FE(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로 연기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사안을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금강산 현지에는 2m가 넘는 폭설이 내려 남측 제설 장비와 지원 인력들이 제설작업 및 상봉 준비를 위해 금강산 현지에 체류 중이다. 이들의 준비 작업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혀 준비 작업이 중단 될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상봉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은 지난 1월 16일 이른바 ‘중대제안’에서 밝힌 상호 비방·중상과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회담을 시작해 2번의 전체회의와 2번의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오후 11시 35분경 회담을 종료했다. 남북이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회담을 마무리해 향후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