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로 예정돼있는 이산가족 상봉에 또 하나의 걸림돌이 등장했다. 상봉 장소인 금강산 현지에 2m가 넘는 눈이 내려 상봉 행사에 비상이 걸린 것. 정부는 현지 점검단을 금강산으로 긴급 파견해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10일)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 현대 아산 등 관계단체가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이덕행 통일부 정책협력관을 단장으로 정부 당국자와 도로공사 관계자들이 오늘 금강산 현지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점검단과 함께 제설장비도 추가로 투입됐다. 이날 현재 금강산에서는 총 9대의 제설차량이 제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에는 제설과 관련한 별다른 장비가 없어 남한이 지원한 장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상봉까지 열흘 남짓 시간이 남았고 주말 이후에는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도 없어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치를 가능성이 높지만, 예상치 못하게 눈이 더 내린다거나 제설작업에 진척이 없을 경우에는 행사 연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금강산 현지의 제설작업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북한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으로 모이는 것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행사가 연기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북한의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 기본적으로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폭설까지 내려 상황이 더 악화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북측의 상황을 아직 전해 듣지 못했다”면서 “내일 북측 인원이 금강산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답해 향후 북측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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