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에 반대하며 지난해 음독 자살한 고(故) 유한숙 씨의 유가족과 송전탑 반대 주민이, 분향소 설치 문제를 두고 경찰·밀양 시청 공무원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유족들이 부상을 입었다.
송전탑 경과지 주민 50여 명, 연대 시민 20명, 유 씨의 유족(아들,딸)은 27일 오후 12시께부터 현재까지 경상남도 밀양 시청 앞에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오후 1시경 밀양 시청 옆 잔디밭 공터에 고인의 영정을 놓고 향을 피우자 밀양시 관계자가 달려들어 영정을 빼앗으려 했다. 그때부터 충돌이 3차례나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족들이 경찰에 들려 나가는 과정에서도 충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청 공무원이 고인의 큰아들의 사지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딸은 경찰 방패로 내리 찍히고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목 쪽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상황이 시작된 지 5시간째가 되는 현재(오후 5시), 유족과 주민 40여 명은 결국 내동댕이쳐졌다.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연결한 주민, 연대시민 8명, 수녀 2명이 경찰 100여 명과 공무원 20여 명에 둘러싸여 갇힌 상태"라고 주장했다.
기본적인 생리현상조차 해결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주민과 수녀들이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한 채 경찰에 둘러 싸여 있다"며 "현재 시청 공무원들이 나가는 것만 허용하고 들어오는 것을 허락지 않아, 주민들은 감금 상태에서 용변도 보지 못하는 참혹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오늘 밤 노숙해서라도 유 씨의 분향소를 시청 앞에 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양경찰서는 대책위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밀양경찰서는 "주민 등이 시청 정문 옆 잔디밭에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자, 시청 직원들이 이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청의 정당한 공무 집행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유족과 주민 일부를 이동 조치했다"고 밝혔다.
밀양경찰서는 "당시 여경과 경찰관 기동대가 방패를 소지하지 않고 이동 조치하였으며, 이동 조치한 주민들이 재차 시청의 공무 집행을 방해하지 못하게 제지하는 과정에서 방패를 사용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방패로 내리찍은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밀양경찰서는 "화장실에 가지 못하게 차단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주민들이 지속해서 시청 정문 옆 잔디밭에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여, 경찰이 주변을 둘러싸고 추가 집결을 차단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그 안쪽에 있는 주민 10여 명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밀양경찰서는 "다만, 추가 집결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에 둘러싸인 주민에게 동 장소 이탈 시 다시 들어오지 못함을 고지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일정 시간 경과 후에는 동 장소에 있던 주민에 한해서 화장실 등을 사용한 후 다시 집결하는 것을 차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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