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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대의 파업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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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대의 파업 매뉴얼

[포토스케치] 장기화하는 MBC 파업

'MB시대'의 파업에 SNS와 팟캐스트는 필수다. 눈물 짜내는 신파보다 위트 있는 조롱과 해학이 대세다. 실랄한 비판도 웃음 포인트를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 한눈 팔지 않고 우직하게 '실리'를 챙기는 정권에 맞서려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과 뚝심 또한 필수 덕목이다.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으랏차차 MBC' 콘서트는 파업을 무대에 올려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눈에 띈 이벤트였다. 사람들은 무대 위 퍼포먼스와 영상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파업의 메시지는 효과적으로 전달됐다. 공연 중 휴대전화를 켜고 마음껏 트윗을 날리라고 권장하는 최초의 콘서트에 관객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김재철 사장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희극적으로 구성하기도 한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사실만을 엮어도 코미디가 만들어지는 이 시대의 수준을 드러내 인기를 얻었다. 부하직원을 피해 서울 시내를 전전하며 회사 돈으로 특급 호텔에 묵고 임원회의를 호텔에서 여는 사장의 기행은 놓치가 아까운 소재였다.

하지만 파업이 언제나 이색적이고 유쾌할 수는 없다. 영하의 겨울 거리로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MBC 노조가 20일부터 여의도 사옥 앞에서 촛불시위를 시작했다. 해가 진 검푸른 거리에 앉아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지만, 방송장악에 대한 정권의 열정을 모르지 않기에 자신감이 충만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21일, 20년차 이상 비노조 간부사원 135명이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그라들기는 커녕 파업이 더 탄력을 받을 기회다. 또, 22일 오후 열릴 예정인 방문진 이사회에서는 MBC 방송 파행을 두고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벌써 5번째,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 2번째 맞은 파업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파업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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