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는 불교에서 가장 기본적인 참회의 수련법이다. 108가지 번뇌를 없애는 의식인 이것은 인간의 6가지 감각(눈, 귀, 입, 코, 마음, 육체)에서 일어나는 번뇌를 좋고, 싫고, 좋지도 싫지도 않은 3가지와 탐, 불탐의 2가지, 과거, 현재, 미래라는 3개의 시간개념까지 곱한(6X3X2X3) 108이라는 숫자에 기인한다. 1080배는 이같은 108배를 열 번 하는 것으로 많은 악업을 깊이 참회하는 기도다.
1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조계종 스님과 종무원 300여명이 1080배를 정진했다. 어떤 악업을 씻기 위해서였을까? 빌딩숲 사이로 영하의 바람이 3시간 꼬박 몰아쳤다.
'민생안정과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1080배'에서 조계종단은 현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해 예산안 날치기에 관해 "민주주의의 퇴보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공정해야 할 정부가 종교, 학벌, 지역을 기준으로 한 특정 집단이나 세력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여러 사회적 논란거리들을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정부의 입장만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행태가 계속됐다"... "급기야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안들을 누락시키거나 감액하면서 날치기와 몸싸움으로 예산을 통과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번 1080배는 종단의 말대로 "우리 사회와 역사의 발전에 미흡했던 한국 불교의 지난 모습을 참회"하는 의식이자 '다른 이의 흠결이 결국 나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성숙한 역설의 자성이었다.
1080배를 마친 조계종단은 11일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3000여 사찰에서 현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는 동시법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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