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무기력함을 인정해야 하는 표정들은 무거웠다.
13일 늦은 밤. 영하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 100시간의 천막농성을 정리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서울광장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한 의원은 "예산안 날치기로 꼼꼼히 준비한 1년 농사를 망쳤다"며, "그 광경을 보고도 늙고 약한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사실에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주부터 여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를 규탄하며 서울광장에서 100시간 천막농성과 무효화를 위한 국민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른바 '형님 예산' 등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내년 예산안의 헛점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민심도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에서의 농성을 끝내고 14일부터 인천과 천안을 시작으로 14박 15일간의 전국 순회투쟁에 돌입했다.
찬 날씨 속에 100시간 천막농성을 마치던 13일 밤과 전국순회투쟁을 나선 14일 오전의 모습을 사진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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