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엔 상처 뿐이었다. 북쪽에서 날아온 포탄은 작고 남루한 집들 위로 떨어졌다. 소박한 평화들이 유리처럼 부서져 내렸다. 섬에서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은 섬을 도망쳐 나와서도 보호받지 못했다. 그 상처와 부당한 현실 사이로 불구가 된 '생활'과 '국가'가 보였다.
묘지 옆 불 탄 꽃 옆에서 평화로웠던 섬의 기억들이 불타고 있었다. 평화를 말하던 수많은 입들이 불태워지고 있었다.
포격 이후 화약냄새로 가득 찬 빈 섬 연평도의 상처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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