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쌀 직불금 수령자 명단 공개를 "명단 놀이", "누워서 침뱉기 짓"이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수령자 실명과 불법 수령 의심자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쌀 소득 보전 직불금 불법 수령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전날 한나라당 주성영, 이한성, 이철우 의원과 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직불금을 수령했다고 밝힌데 이어 4일에는 불법 수령 의혹 공무원 1만703명 중 39.6%인 4240명이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규성 의원 등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 6명은 소득 및 직업이 분류된 감사원 측 직불금 불법 수령 의심자 명단과 행정안전부가 자진 신고 받아 국회에 제출한 불법 수령 의심 공무원 명단을 대조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들은 또 "본인 수령 했고 불법 수령 의혹을 받는 경찰 공무원은 603명 중 102명이 미신고자며 검찰 공무원 22명 중 3명도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 4240명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직업 분류 명단을 안 받았으면 숨을 뻔 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는 미신고 공무원에 대한 확인 작업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안이한 태도를 보여 왔다"며 "정부는 더 이상 미신고 공무원에 대한 조사작업을 늦추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야 한다. 미신고자 명단도 국조특위에 제출해 재검증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2006년 불법 수령 의혹 공무원 뿐 아니라 전체 미신고 공무원에 대한 정부 조사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불법 수령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공무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의원은 "농수산식품부 명단이 오늘 국회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농림부는 자진 신고를 받은 5만여 명 중 3만5000여 명 정당한 수령자라고 밝힌 상태. 최 의원은 "나머지 3만5000명에 대해 우리가 자체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농림부는 현재 면단위로 위원회를 만들어 자경 여부를 확인했는데 소작인도 찾이 못하고 자체 조사를 사실상 종결했다"며 "실사단을 파견해 농림부의 조사 과정 등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고위공직자 명단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명단놀이", "누워서 침뱉기 짓" 맹 비난
한나라당은 그러나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본인 또는 가족이 직불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된 한나라당 김학용, 김성회, 임동규 의원 외 전날 3명의 의원이 추가로 공개됨에 따라 총 6명의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직불금 부당 수령 의심자로 드러난 상태. 민주당은 현재 최철국 의원 한 명이다.
한나라당 국조특위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누워서 침뱉기 짓"이라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직불금 제도의 난맥에 대해 정치적, 행정적, 도의적으로 1차적 책임을 진 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명단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정당한 수령자를 불법 수령자인양 호도하는 것은 민형사상 엄한 책임을 추궁당해 마땅하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와 명단 공개 기준에 대해 국정조사 종료 시점에 명단 공개 대상과 범위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는데 국조특위는 단 한번도 명단 공개와 관련된 어떤 합의도 한 적 없다"며 "이는 3당 원내대표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개인정보가 포함된 명단의 공개, 유출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무절제한 명단 공개는 심각한 인권 침해와 엄청난 송사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 마녀사냥식 명단 공개는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자신이 쌀 직불금 부당수령 의심자로 공개 거론된 데 대해 이날 성명을 내고 "경북 김천시 감문면 덕남리에 87세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여섯 마지기 남짓한 논에서 평생 농사를 짓고 있다"며 "아버지가 쌀 직불금을 수령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왔다. 부모가 직불금을 수령했다는 이유로 자식들이 의심 받아야 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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