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7년 6월항쟁 관련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87년 길거리에서 우리 국민들, 특히 항쟁지도부들이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제시했던 (민주화) 목표는 거의 완결되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경제, 과거사 다 해결…언론만 특권적 권력"
노 대통령은 19일, 6월 민주항쟁 20 주년을 맞아 6월항쟁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관계자 15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20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특권 구조는 확실히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 경제성장, 과거사 정리 등을 지난 20년 간의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지금 저와 언론이 극단적으로 맞서고 있는데 저는 이것을 한국 사회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특권적 권력과 정치권력 사이의 갈등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연말부터 반복해서 '특권구조는 무너졌지만 언론만 남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권력 수준에서는 법치주의가 관철되고 있고 관료조직 사회의 부정부패, 관료적 특권은 완전히 해소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뭔가 새로운 삶을 바라는 분들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으시다"며 "보다 더 공정한 사회, 공평한 사회라든지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등은 지금부터이고 앞으로 20년, 30년간 우리 사회의 주된 의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서구에서 말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의 가치, 제3의 길이라고 하는 그와 같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가면서 이후 사회에 커다란 전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질적 민주화, 민주화의 내용 부분 등은 장기적 과제라는 것.
노 대통령은 "그런 점에 있어서 지금도 의견차이가 있고, 6월항쟁 진영 내부에서 반드시 다 환영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때 우리가 국민들에게 소리 높여 약속했던 수준 정도로 일단 마무리하고, 그 다음에 가자"고 말했다.
"퇴임 후 역사를 가로막는 사람들과 20년 승부를 걸 것"
노 대통령은 "(사람들이) 정치 또 할 거냐 묻는데, 한국의 정서가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마친 사람이 정치를 또 하는 것은 맞지 않다. 현실적으로 제가 정치를 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여러분들이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해 노고를 아끼시지 않듯이 저 또한 대통령 한번 했다고 편안하게 일생을 보낼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우리당대로 또 민주노동당은 노동당대로 각기 자기 구심을 굳건하게 세워서 가는데, 멀리 뒤에서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도 역사를 이렇게 가로막고 되돌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향후) 20년의 승부를 경쟁자로 걸어보자는 자세로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6월항쟁 기념사업회 고문인 한승헌 변호사, 박형규 목사, 이규정 부마항쟁기념사업회이사장, 이홍길 5.18기념재단이사장, 정현백 전 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청화 조계종 교육원장,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의 모두 발언 이후 본격적 오찬회동은 약 3시간 동안 오래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배석했던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대통령께서 개헌에 대해 설명하시긴 했지만 그 부분은 길지 않았고 주로 듣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김 부대변인은 "참석자들께서 대체로 대통령을 격려하는 분위기였고 민주공원 설립 등의 이야기가 주로 오갔다"며 "'남은 1년이라도 (대통령을) 도와드려야 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