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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불금 관련 '대통령지정기록물'도 공개키로

민주당 "의심되는 '시회지도층' 50명 추렸다"

2일 본회의 의결로 쌀 소득 보전 직불금 불법 수령 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활동 기간이 당초 12일에서 23일까지 재연장되고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 장관 회의록'이 공개될 전망이다.

대통령 기록물법상 국회 재적 의원 2/3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민주당이 부결시킬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참석 의원 247명에 찬성 212 표로 무난히 통과됐다. 반대는 불과 9표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찬성했다는 이야기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같은 투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 토론에 나선 민주당 김종률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개 의사를 밝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대통령 국가기록물 공개는 철저히 제한되야 한다"고 밝혔을 뿐이었다.

같은당 최규성 의원은 아예 찬성 토론에 나서 "부당 수령자 명단도 모두 공개돼야 하고, 청와대 기록물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이미 국정조사 특위에서 여야가 합의를 한 것"이라고 민주당 의원의 찬성을 요구했다.

이로써 한나라당이 제기한 '노무현 정부 직불금 감사 은폐 의혹' 진상 규명은 한 걸음 진전을 본 셈. 하지만 이날 국조특위가 자료제출을 요청하더라도 오는 12일까지 자료 제출이 지연될 수 있다.

한나라당 측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청와대 기록물 공개는 정치적으로 우리 당에게 긴요한 문제"라며 "국회의장 명의로 자료제출을 요구하게 되면 대통령 기록물 법 상 10일 내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불법 수령자 명단 공개 범위와 시점이 관건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의 협조로 직업 분류가 포함된 감사원의 직불금 불법 수령 의심자 명단은 지난 1일 이미 국회로 넘어왔다. 한나라당에 있어 "긴요한 문제"인 청와대 기록물의 제출 시한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실질적 관심은 '불법 수령 의심자' 명단 공개에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조 차원의 명단 분석 및 명단 공개에 소극적인 반면 민주당은 특위 위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이미 자체조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조특위 활동 기한 안에 불법 수령자 명단이 추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개 시점과 범위를 두고 여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조특위 민주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최규성 의원 등 민주당 측 특위 위원 6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8만 여명의 명단에 대해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여야 원내대표가 '정치인 고위공직자 등 사회 지도층 명단을 우선 공개한다'고 합의한 데 따라 사회 지도층 명단을 우선 공개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명단 공개라는 대전제에는 합의했지만 범위와 시점에 대해서는 좌고우면하고 있다. 한나라당 측 간사 장윤석 의원은 "사생활 침해, 명예 훼손 등 문제가 있어 자칫 잘못하면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의 '일부 우선 공개' 주장도 거부하고 있다.

국조특위가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명단은 부당수령 의혹자 28만 여명. 이 중 부당수령 의혹 직업인은 17만3599명으로 추정된다. 회사원이 10만1341명으로 가장 많고 공무원, 공기업 직원 외에도 금융계 8520명, 전문직 1949명, 언론계 558명, 임대업 50명, 그리고 기타 직업이 1만3323명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기업 임직원 7878명과 공무원 3만9978명인 총 4만7856명. 공무원에는 국가공무원 3638명, 지방직 1만4162명, 교육직 1만3658명, 군인 3267명, 검찰직 250명, 경찰 3771명 사법부 334명, 선거관리위원회 68명, 입법부 51명 등이 포함돼 있다.

민주, 사회 지도층 등 우선 조사 대상자 50명 선정

민주당 특위위원들은 이날 국조특위와 별도로 불법 수령 의심자 통계를 공개하며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등 50명을 우선 선정해 현장 조사를 포함해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고 최규성 의원이 밝혔다.

민주당 태스크포스 팀은 비료 등 구매실적이 없는 28만 여 명 중 본인 수령으로 밝혀진 5만3458 명을 추리고 여기에서 농식품부로부터 받은 명단과 대조해 관외 경작자 8318명을 다시 추렸다. 이 중에서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은 1699명이다.

민주당이 밝힌 우선 조사 대상자 50명은,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1699명 중 서울에 살며 강원도 등 특별히 의심될만한 원거리에서 경작하고 사회 지도층이면서 소득이 높은 인사를 추린 것. 다만 서울 거주라도 경작자 숫자가 많고 투기성이 현저히 의심되는 경기도 경작자는 포함시켰다.

최 의원 등 민주당 특위 위원들은 "재작성된 명단에서 공무원, 공기업, 전문직, 언론인, 회사원, 금융계, 임대업, 정치인들에 대해 오늘부터 당에서 1차 현지실사를 진행했다"며 "지속적으로 관내 및 관외, 가족 수령자 등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부당수령 여부를 조사하고 필요에 따라 청문회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 외에도 "이들 50명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을 중심으로 명단을 한 번 더 추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소득층이 직불금 수령으로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점이 '양도세 감면' 목적에 있는 만큼 투기 지역에 대해 집중 조사하겠다는 것.

농림부 자체조사 명단, 3일 국회 도착

한나라당 소속인 송광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지난 1일 "현재 행정안전부와 농림수산식품부 차원에서 부당 수령자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 결과를 기다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3일 명단을 국회에 넘기게 된다. 나머지 자체적으로 신고 받은 명단을 통해 불법 수령자 분류 작업을 벌이는 행정안전부 등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는 12월 중순 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측 조사 작업은 자진 신고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다 부실 조사라는 비판도 있어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된다. 국조특위 차원의 명단 공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 의원은 "우리(민주당)가 주장해서 80%가량 진행됐지만 내일(3일) 농림부에서 부당 수령 의심자 자체 조사 명단 약 5만 여명을 먼저 받기로 했다"며 "이 중 농림부가 가린 부당 수령자는 2만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부당 수령자로 분류된 2만 명 보다 나머지 3만 명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농림부는 면장 등 현지인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소작인의 직불금 수령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소작인들이 이야기를 잘 안하기 때문에 부당수령으로 분류되지 않은 3만 명에 부당 수령으로 의심받는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소작인들에게 인터넷 신고를 받고 (민주당 측) 조사위원이 투입되면 불법 수령자가 보다 확실히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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