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신년사 도입 부분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충돌도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다"며 "더 늦기 전에 소통과 이해, 대화와 협력으로 상생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소통'을 강조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프레시안(최형락) |
최근 사회 상황을 감안하면 서울지하철 파업 협상과 독일 메르켈 총리를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박 시장은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 위기에 대해 "취임 초, 오랜 세월동안 현장을 떠났던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고, 노사간의 상생을 위해 설치된 서울모델협의회를 활성화 시켰으며, 노동보좌관과 노동정책과를 신설하는 등 노사간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력적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어렵게 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와 지하철 노사 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은 신뢰의 공든 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박 시장은 이어 "덕분에 제 임기 동안 시민의 발인 버스와 지하철 모두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은 '무분규 도시 서울'을 만들 수 있었다"며 "소통을 통해 쌓은 신뢰는 우리 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인프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또한 "2004년 서울시 지하철 파업으로 하루에 약 3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있었다고 하는데, 민선 5기 동안 적어도 이런 파업은 없었으니 그만큼 경제적 가치가 있는 셈"이라며 "소통이 곧 복지이고, 경제라고 이야기해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독일의 메르켈 총리에 대해 "대연정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메르켈 총리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메르켈 총리는 '친구는 가깝게, 적은 더 가갑게'라는 철학 속에서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청년과 어르신 등 국민 모두와 소통하고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 안아, 통일 이후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어려움을 고통의 시간을 겪었던 독일 국민들에게 메르켈은 뮤티-독일의 어머니로 불리며 신뢰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박 시장은 "지난 시대를 통해 시민과 불통하는 행정이 시민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시민들로부터 괴리된 정치가 얼마나 깊은 갈등과 충돌을 낳는지 똑똑히 보았다"며 "저는 구체적인 정책이나 성취도 중요하지만, 먼저 행정의 올바른 절차와 과정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소통, 참여, 거버넌스의 세 가지 길을 통해 '시민이 시장인 서울시'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일방적인 통보나 형식적인 절차 대신에 쌍방향적인 소통과 협업이 자리잡고 있다"고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사회적 불통이 불신을 낳고, 불신이 불평등과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차디찬 시대의 강'을 건너고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강물을 막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는 뜻의 '방민지구 심어방천'(防民之口 甚於防川)이라는 경구를 인용하며 "선현들의 지혜가 담긴 이 경구의 의미를 오늘의 우리는 깊이 새겨봐야 한다"며 "2014년 저의 새해 화두는 '이통안민(以通安民)'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이어 "2014년은 서울특별시가 '소통특별시'가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14년은 시민을 말 등에 태워 소통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2년 전 취임하면서 일성으로 던졌던 '시민이 시장'이라는 말은 애초 소통이 없이는 불가능한 비전이었다"며 "그 첫 마음을 끝까지 간직해 다시 '시민이 시장'이라는 각오로 2014년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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