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날이 저문다…직권상정은 정치적 결단"

예산안 합의처리 종용, "8일까지 잘 해주길 기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 예산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문다(日暮途遠)"며 여야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김 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여야의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이 때문에 예산안 처리를 늦춰야 한다고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 결코 용납하지도 않는다"며 "직권상정은 예외적일 때 하는 것이고 국민이 하라고 할 적에 하는 것"이라고 여야를 압박했다.

그는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에서 8일까지 잘 해 주길 바란다"며 "본회의에 가지고 가서 방망이를 치느냐 안치느냐는 정치적인 결단이기 때문에 예결위 차원에서 완료하고 이후에 여야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정치적 합의를 가지고 오면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의장이 9일까지 여야 합의 처리를 못 박은 것으로 이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예산 심의 기일이 짧은 구조적인 문제는 이해하지만 밤을 세워가면서라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야 대표와 소통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고 앞으로 비공식적, 비공개적 만남을 당분간 계속 할 것"이라며 "국회 의장은 조정 역할로 뒤에서 머무는 게 맞지 않나"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감세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세입 부분에서 지금 감세 문제 가지고 입장이 다른데, 감세 부분은 예결특위가 아니고 기획재정위원회가 중심이다"며 "(재정위와 예결특위를) 별도로 협의하면서 진행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입인 감세 부분에서 타협이 안되는 것으로 세출 부분의 심의가 지체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의 계수조정소위 불참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