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9일 대국민 특별담화에 이은 1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실 전체가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관철을 위해 총동원된 분위기다.
홍보수석 "나도 일정이 비면 출연하겠다"
먼저 김병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이정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1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을 신년 인사차 예방해 개헌제안 배경을 설명한 데 이어 11, 12일에는 청와대 참모들이 대거 방송에 출연했다.
11일 밤에는 차성수 시민사회비서관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데 이어 12일 아침에는 정태호 정무팀장과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헌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특히 이번 개헌 제안 작업의 실무책임자였던 정태호 팀장은 라디오 방송 두 군데, 케이블 티비 방송 한 군데에 겹치기로 출연했다. 청와대브리핑도 개헌 특집을 마련하는 등 총동원 체제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는 야 4당이 아예 만남이나 대화 자체를 거부함에 따라 방송 출연을 통해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낸 뒤 이를 통해 정치권을 압박하겠다는 우회전술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 비서관은 "여론 호전을 위해 총동원령이 내렸다고 일부 보도가 나오는데 편성권은 방송에 다 있다"며 "그 쪽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편성해서 출연요청이 와서 내부적으로, 가급적 미디어 쪽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서 분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저 같은 경우에도 일정이 비면 방송에 출연할 것이고 필요하면 이병완 비서실장도 나갈 것"이라며 "그 쪽에서 요구하는데 안 나가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덧붙여 청와대 인사들의 대거 방송출연이 한 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이같은 홍보 강화뿐 아니라 대면접촉을 통한 개헌 분위기 조성도 시작됐다. 윤 수석은 "이병완 비서실장이 언론사 편집국장-보도국장단, 정치담당 논설위원단, 정치부장단을 다음 월요일(15일)부터 차례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헌 홍보용이냐'는 질문에 윤 수석은 "그것은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고 답해 부인하지 않았다.
게다가 노 대통령도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는 15일 이후 직접 각계 지도자들을 만나 적극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태호 정무팀장 "여론도 달라질 것"
한편 정태호 정무팀장은 이날 아침 라디오 방송 출연을 통해 "여론조사를 보면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는 60∼70%가 찬성하고 다만 시기가 지금이냐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왜 지금인가'에 대한 시급성을 국민이 알게 되면 여론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팀장은 오후에는 케이블 티비 MBN에 출연해서 '다음 달 쯤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한다고 보면 되냐'는 질문에 "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여론이 안 좋을 경우 대통령이 개헌을 거둬들일 수 있냐'는 질문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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