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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스웨덴 사민당 대표에게서 무얼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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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스웨덴 사민당 대표에게서 무얼 들었나"

[편집국에서] "교육, 한국처럼 해서는 안 된다"

30일 아침. 포털 사이트에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끄는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교육, 한국처럼 돼서는 안 돼"<스웨덴 신문>

스웨덴 스톡홀름의 연합뉴스 통신원이 스웨덴 유력일간지 <아프톤블라뎃>(aftonbladet)을 인용한 기사다. 이 신문은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로벤(Stefan Löfven) 대표가 '한국의 교육 기적'을 배우기 위해 방한한 내용을 다루며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 <아프톤블라뎃>의 한국 교육 비판 기사. "지식이 전부, 그러나 대가가 있다"
신문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은 높은 교육열로 인해 대학 진학률이 높지만 학생들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한국을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프톤블라뎃>은 "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탓에 하루에 4시간밖에 못 자며 혹사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학교 4곳의 수업을 참관한 교육 전문가 안나-마리아 마틴손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너무 교과서와 지식 평가 시험 위주다. 학생들이 그룹 활동을 통해 서로 교류하거나 자율로 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한국학생들은 결코 수학이나 과학을 잘하지 않는다. 영어도 잘하지 않는다. 한국학생들은 공부시간만 길뿐"이라며 공감을 나타냈다.

<조선일보> 30일자 신문에도 방한한 로벤 대표를 직접 인터뷰한 기사가 실렸다. 그런데 웬걸. 기사 제목의 뉘앙스가 <연합뉴스>와는 정 반대다.

한국 온 스웨덴 좌파 "교육열 좀 배워 갑시다"

<조선일보> 기사는 "한국인들이 스웨덴의 복지와 교육을 '선진적'이라고 부르며 배우려 할 때 이 스웨덴 정치인은 오히려 한국을 배우겠다며 13시간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왔다"고 시작한다.

이어 "한국에서 학생들의 입시 부담, 부모들의 등록금 부담이 문제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모든 현상에는 장단점이 함께 존재하는 것 아니겠느냐. 한국의 고등교육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는 로벤 대표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로벤 대표는 42%에 그치는 스웨덴의 대학 진학률 때문에 '인적자원'이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대학 진학률을 45%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다만 로벤 대표가 스웨덴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 교육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조선일보>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톤블라뎃>의 보도에 따르면 로벤 대표는 "글로벌 경제에서 노동력의 기준을 높여야 할 필요가 분명하지만, 우리가 40시간 일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60시간을 공부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로벤 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배운 게 한국의 교육 문제만은 아닌 듯. 그는 한국의 회사와 단체들을 방문해 잘 훈련되고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을 봤지만, 무급 초과 근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노조는 거의 없는 현실을 봤다고 한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도 "매우 강한 경쟁이 특징인 한국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일을, 너무나 열심히, 너무나 오랫동안 하기 때문에 인생을 즐길 시간이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로벤 대표로부터 듣고 싶은 얘기만 들은 것일까, 듣고서도 듣기 싫은 얘기는 못 들은 척 한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로벤 대표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뷰를 해 한국 교육의 현실을 깨닫기 전에 인터뷰를 한 걸까.

<조선일보>의 기대와 달리 로벤 대표는 '한국처럼 하지 말아야 할 것'만 배워간 것 같다. <아프톤블라뎃>의 기사 원문 제목은 "Det får inte bli som här"(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 "Kunskap är allt – men den har sitt pris"(지식이 전부, 그러나 대가가 있다) 등이다. 해당 기사에는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불쌍한 한국"
"스웨덴에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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