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이 밝힌 '수도권규제완화 법안' 추진 방침을 홍준표 원내대표가 진화하고 나서는 등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에 수도권 정비법안 갖고 해프닝이 있었는데 차명진 대변인에게 확인해보니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며 "해프닝으로 끝났다는 걸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차명진, 원유철 의원 등 지역구를 수도권에 둔 의원들이 지난 28일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홍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손사래를 친 것.
이들 의원들이 논의한 법안은 '수도권의 계획과 관리에 관한 법률안'으로 기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대체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개발의 계획 수립 권한을 광역단체장이 함께 갖도록 해, 사실상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는 차 의원이 이 법안에 대한 추진 의사를 밝힌 직후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야당의 장외투쟁이 거세지는 데 대한 당혹함이 엿보였다.
차 의원 등이 수도권 규제 완화 법안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가자 민주당은 29일 대전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 투쟁본부를 결성했고, 자유선진당도 원외 투쟁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브리핑에서 조윤선 대변인도 "차 대변인이 그와 관련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해프닝일 뿐"이라고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거듭 경계했다.
"해프닝"? 의원 입법 형식이라…
하지만 차 의원 측에서는 "현재 법안을 조율하고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차 의원 등이 준비하는 법안은 의원 입법 형식으로 지도부가 딱히 제제할 수단도 없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일부 수도권 의원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추진할 수는 있지만 당 차원의 일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수도권규제완화의 '선봉장'격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밀접한 관계인 차 의원이 대변인직을 고려해 법안 추진의 전면에 나서지 않을 지라도 다른 의원들이 '총대'를 메는 방법도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8일 수도권규제완화에 대한 지방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내용을 담고 있는 국토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