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보고서에서 "유가가 안정되고 세계경제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올해 1분기 이후 둔화된 국내 경기가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전 내놓은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여 4.4%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그러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금융시장과 관련된 잠재적 불안요인은 부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선 경제 펀더멘털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데도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주택가격 급등과 함께 은행권에서 단기외채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도 금융위기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KDI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외화차입이 지난해 연간 44억3000만 달러에서 올해 1~10월에만 399억1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이 중에서 단기차입이 387억60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은행의 단기차입이 급증했던 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4~1996년 3년 동안의 211억 달러에 비해 1.8배나 되는 수준이다.
이같은 은행의 단기차입 급증으로 인해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수지는 올해 1~10월 중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의 김현욱 연구위원은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환율의 지속적 하락에 대한 기대가 기업 및 은행 등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의 외화차입 급증은 외화유동성 위험과 은행의 신용위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외환거래량 등 외환시장 통계를 보다 신속하고 상세하게 공표함으로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외환당국과 금융당국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최근 주택가격 폭등에 따른 가계대출의 증가가 내년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보고서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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