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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불평등' 극심…1% 대기업이 전체 매출 3분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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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불평등' 극심…1% 대기업이 전체 매출 3분의 2

[분석]신생기업 발 붙이기도 어려워, 5년내 10곳 중 7곳 문닫아

우리 사회의 경제 불평등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세계에서는 이런 불평등 현상이 더욱 극심하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공식 통계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집계에 따르면, 전체 영리기업 중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 0.9%이고, 1%도 안되는 이런 대기업들이 기업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분류와 기업체 규모 등을 나눈 영리법인 기업체 통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영리법인은 48만 372개이며, 그 중 0.9%인 4088개는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대기업은 전체 매출의 65.1%인 2649조1020억 원이며, 나머지 99.1%인 47만6284개 중소기업의 총 매출액은 전체의 34.9%인 1419조4460억 원에 그쳤다. 통계청의 대기업 분류 기준은 상시 근로자 수 1000명 이상, 자산총액 5000억 원 이상, 자기자본 1000억 원 이상,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 1500억 원 이상 등의 기준을 하나라도 충족하는 곳이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을 보면, 대기업이 6480억 원으로 중소기업(30억 원)의 216배에 달했다. 기업당 평균 총자산은 대기업이 1조3977억 원, 중소기업은 30억 원이었다.

▲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실상이 통계청의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0.4% 대기업이 전체 매출의 40% 차지

특히 대기업 중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 분류에 따른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은 전체 기업체의 0.4%인 1690개였으며, 매출액은 전체의 41.7%인 1698조 원이었다. 대기업의 매출에서도 이들 소수 기업집단이 64%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1조44억 원, 평균자산은 1조6947억 원이었다. 한편, 재벌급 기업집단 속에서도 순이익 측면에서 보면 불평등이 심각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13년 30대 기업집단 통계분석'에 따르면,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지난해 30대 그룹 전체 당기 순이익의 80%를 차지했다. 반면 16개 그룹은 대·중소기업 수익률 평균치(4.76%)를 밑돌아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불평등이 심한 토양에서 신생기업이 자리를 잡기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생멸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신생기업 10곳 중 7곳은 창업 후 5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인 기업은 생존률이 더 낮아 2년 뒤에는 절반이 폐업했고, 5년 후에는 생존기업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업생멸 행정통계는 기업의 신생·소멸과 관련된 변화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자등록, 부가세, 법인세, 근로소득지급명세서 등 행정 자료를 활용해 집계된다.

일부 글로벌 대기업이 이끄는 성장 구조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신생기업의 평균 생존율은 창업 1년 후 61.3%, 2년 후 48.4%로 나타났다. 창업 후 2년 안에 절반이 문을 닫는 것이다. 3년 후에는 40.1%, 4년 후에는 35.1%, 5년 후에는 29.6%에 그쳤다. 결국 3년 뒤에는 10개 신생기업 중 4개가, 5년 뒤에는 3개만 살아 남는 셈이다.

1인 기업의 경우 생존율이 더욱 떨어져 1년 후 생존율은 60%, 5년 뒤에는 28.3%로 급격히 떨어졌다. 2인 이상 기업의 5년 후 생존율인 44.5%와 견줘 16.2%포인트나 낮았다.

전체 활동기업 수 대비 신생기업 수를 의미하는 신생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작년 14.3%로 2007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생기업 수는 77만개로 지난해(80만9000개)보다 3만9000개 줄었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1인 기업(89.9%)이 2인 이상의 기업(10.1%)에 비해 많았다.

업종별 생존율을 보면, 트럭 자영업 등 운수업은 42.1%, 부동산 및 임대업은 46.7%로 5년 후 생존율이 각각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숙박 및 음식점업은 17.4%, 사업서비스업(인력공급)은 16.3%에 불과했다. 특히 노래방이나 스크린골프 등이 속한 예술 스포츠 여가업은 5년 후 생존율이 13.4%에 불과했다. 열에 아홉은 문을 닫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박·음식업에서 증가율이 유난히 높았다. 창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숙박·음식업체 수(5219개)가 전년 대비 18.7% 늘었다. 그 직전 연도에 6.8% 정도 증가한 것을 보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숙박 음식업체 쪽으로 창업을 많이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기업 불평등 통계'는 한국 경제의 성장이 일부 글로벌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왜곡된 구조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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