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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승인' 마지막 고비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강국은 팔레스타인에 우호적 입장

다음주 열릴 유엔(UN)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 지위를 획득할 것인지에 세계 여론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터키가 적극적인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밝히고 중국과 러시아도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 편에 섰다.

서방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하며 문제를 바로 유엔으로 가져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평화협상은 지난해 이후로 열린 적이 없다. 그때부터 팔레스타인은 유엔 총회 승인을 통해 독립국가 지위를 획득한다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오는 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국무부의 데니스 로스 보좌관과 데이빗 헤일 미 중동특사를 현지에 파견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도착한 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면담을 가졌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미국 외교사절들은 다음날 웨스트뱅크를 방문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동을 갖는다. 이들은 지난 7일에도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를 방문해 압바스 수반에게 유엔 총회에서의 독립국가 승인 시도가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하고 추진 노력의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서방의 중동지방 특사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애슈턴 대표에게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이 밝혔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는 사태 진전을 위한 미국의 강력한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으며 같은날 저녁 재차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슈턴 대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합의 지점에 곧 도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엔 총회에서 표결이 진행된다면 EU 회원국 27개국은 분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끔찍한'(dire)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재차 팔레스타인을 압박했다. 리버만 장관은 "일방적인 결정을 한 그 순간부터 가혹하고 엄중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버만 장관은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모든 결정은 상식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몇몇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팔레스타인의 시도가 멈추지 않으면 웨스트뱅크의 정착촌 건설 지역을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3일 이집트 카이로의 아랍연맹 총회에서 "(아랍 국가들에게)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승인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뉴시스

터키 "팔레스타인 승인은 아랍 국가의 의무"

반면 터키와 러시아, 중국 등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승인을 지지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재스민 혁명' 이후 이슬람주의-민주주의 결합 모델로 역내 위상을 한껏 드높인 터키다. 특히 지난해 이스라엘이 가자 지역 구호선단을 공격해 터키인 활동가 9명이 숨진 사건 이후 터키에서는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충만해 있다.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 등 아랍 3개국 순방을 시작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3일 이집트 카이로의 아랍연맹(AL) 본부에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중동의 평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승인은 아랍 국가들에 있어서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어올려 그 깃발이 중동 평화와 정의의 상징이 되게 하자"면서 "중동 국가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와 안정을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도 이스라엘에 편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아랍권의 단결을 통해 이스라엘을 고립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풀이했다. 재스민 혁명을 통해 높아진 위상을 토대로 아랍의 맹주 자리를 노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아랍의 민심은 터키 총리의 선명한 반 이스라엘 기치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아랍 국가들만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강국들을 필두로 세계 여론도 이스라엘과 미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는 지난 12일 팔레스타인이 유엔 총회에 독립 승인을 요청해올 경우 이에 찬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어떠한 제안이라도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쓰커(吳思科) 중국 중동 특사도 지난달 팔레스타인 라말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은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승인과 유엔 회원국 지위 획득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적도기니에서 개최된 아프리카연합(AU) 총회에 브라질 외교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이 유엔의 회원국이 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곧 지우마 호세프 현 브라질 대통령의 뜻으로 풀이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한걸음 더 나아가 유엔 총회 개막 연설을 하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직접 지지 의사를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브라힘 알 제벤 브라질 주재 팔레스타인 외교대표는 14일 "호세프 대통령이 개막연설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지위 획득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5일 전했다. 반 총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의 요구는 '이해할 만한'(understandable)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가를 이루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하고 팔레스타인의 독립이 '너무 오랫동안 지체됐다'(long overdue)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일에도 "독립되고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지지한다"며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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