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등 팬택계열에 대해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가기로 확정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5일 "산업은행을 포함한 10개 채권은행이 참석한 채권단 회의에서 채권은행 전체의 동의로 팬택계열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권단 회의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은 △채권은행자율협의회 구성과 운영 △채권행사 유예 대상 채권 범위 및 유예기간 결정 △자산부채 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 평가 등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산업은행 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앞으로 팬택계열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기간을 이날부터 최장 3개월 더 연장하고, 나아가 채권단이 구성하는 자금관리단을 팬택계열에 파견하게 된다.
또 채권단은 외부 실사기관을 선정해 팬택계열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실사 결과 팬택계열을 청산하는 것보다 회생시키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나면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계획을 만들고 그에 따라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다.
채권단은 팬택계열의 현 오너인 박병엽 부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박 부회장의 업무능력을 인정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박 부회장의 지분(팬택 지분 48.9%)은 담보물로 압수하기로 했다. 이는 박 부회장을 지분 없는 전문경영인(CEO)로 간주하겠다는 뜻이다.
팬택계열은 지난 2년여 동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지난해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해 SK텔레텍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등 휴대폰 업계의 공룡들에 밀려 극심한 자금난에 빠지고 말았다.
팬택계열은 이날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팬택계열은 이날 채권단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팬택계열의 입장'이란 글에서 "채권단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은 국내 IT(정보기술) 산업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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