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발 정계개편을 앞두고 우리당 사수파와 통합신당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친노진영의 '세결집'도 가시화 되고 있다.
14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인맥의 좌장인 송기인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과 청와대 부산대 인맥의 '큰 형' 격인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최인호 국내언론비서관, 허진호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등 범여권의 재경 부산인사 50여 명이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것.
"우리끼리 부산당을 하나 할 수도 있겠다"
이 신문은 이들이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 부산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부산지역 범여권의 세력화가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우리끼리 부산당을 하나 할 수도 있겠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고무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이 모임의 한 참석자는 "당이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동시에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모두들 불만을 나타냈으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함께 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또한 "통합신당 논의는 참여정부가 추진해 온 지역구도 타파와 정치개혁의 명분을 너무나도 쉽게 포기하는 것","정치적 연대 등을 고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민주당과 통합을 하려는 것은 2008년 총선에서 자신들의 금배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얘기가 오가며 '우리당 사수'의 의지를 다졌다는 것.
한편 이 모임에서는 특히 청와대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인물이 시당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액션플랜도 나왔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현재 비례대표인 의원인 윤원호 부산시당 위원장 대신 최인호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이 내려가 시당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는 것.
하지만 최 비서관은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7일 그런 행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매년 우리끼리(부산 출신인사) 연말이면 송년회 형식으로 모인다"면서 "과도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최 비서관은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다 보니 정치적인 이야기가 오갈 수 있었지만 보도된대로 그렇게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 비서관은 자신이 곧 부산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여권내 주도권 잡아도 녹록하지 않은 지역 상황
이 신문은 이정호 시민사회수석과 정윤재 의전비서관 등 청와대 내 부산 인맥이 내년 초 대거 귀향해 '사분오열'된 부산의 친노세력 다지기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의 보도대로라면 통합신당파의 영향력이 미치기 힘든 부산은 대통령 직계들이 움직이며 영남독자세력화의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세결집'이 성공한다 해도 이는 범여권 내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일 뿐이지 지역의 전반적인 정서와는 거리가 여전히 멀다는 지적이 많다.
영남지역 여당 모 현역의원이 한나라당 입당을 타진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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