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은 12월 2일. 야당의 반대와 한나라당 내 예산안 수정 기류가 만만치 않아 기한 내 처리는 힘들다는 게 다수의 전망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법정 시한을 언급하면서도 12월 9일을 마지노선으로 삼았다.
그는 "12월 9일까지는 예산안 처리가 반드시 이루어지고, FTA 비준 동의안 처리도 이뤄져야 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 정부의 향후 4년간 경제운용, 국가운용의 틀을 이번 연말까지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국회라고 명명(命名)을 해놓고 의원들이 긴장감을 갖지 않으면 어렵다"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해외출장은 원내대표에게 허가를 받아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임시국회 때, 추경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역구를 챙기거나 개인사정으로 본회의 출석을 하지 않아 추경 예산안 처리를 한 번 무산시킨 치명적인 실수를 한 일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일부 상임위는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법안, 예산 관련 심사소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홍 원내대표의 상황인식도 심각했다. 그는 "가능하면 야당과 협의해서 하겠다는 원칙이지만 상임위원회에서조차 당이 주도하지 못하는 것은 위원장과 간사의 책임"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소위원회 구성은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와 협의한 것"이라며 "오늘 모두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주당이 안 들어오겠다면 민주당 없이 예산안, 법안 심사를 진행하라. 안하면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에게 위원장직을 내놓으라고 하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교육과학위원회,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는 극렬한 야당투쟁을 하는 분들이 있지만 이제는 소위구성도 못해서 위원회가 쩔쩔 맨다는 것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들, 간사들, 정조위원장들, 원내부대표들과 어제 전부 협의해서 위원회마다 일일 점검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들이 172석을 왜 줬냐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며 "참을 만큼 참아왔고 견딜 만큼 견뎌왔다"며 "사실상 한나라당보다 절반도 안 되는 83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회운영을 좌지우지 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예산안및 각종 'MB개혁 법안'이 지지부진한데 대한 절박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친박 진영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등 '당내 정치'가 활발해지는데 대한 군기잡기의 성격도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24일 지지부진한 예산안 처리 상황을 두고 "법정 시일인 12월 2일 처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상황 인식은 있지만 정기국회 회기인 12월9일 까지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의장의 모든 권한과 방법,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기잡기' 와중에 홍준표 원내대표 특유의 직설화법도 나왔다. 그는 소위 구성과 관련해 "위원회에 한 두명 야당 의원들이 소위 구성 방해하고 '땡깡 구실'을 하고 있다. 떼를 쓴다고 위원회가 끌려가면 안된다. 강행해라"고 지시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한 "정무위는 소위 구성도 안 돼 있고, 법안심사 의사 일정도 합의 안됐고, 예산 심사도 안됐다"고 푸념을 늘어놓은 뒤 "정무위는 일하는 위원회인지 저희끼리 노는 위원회인지 이해가 안돼"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도 예산안, 법안 때문에 잔뜩 신경 쓰고 국회의장은 비상 걸어놓고 있는데 정무위원장하고 간사는 뭘 하길래 소위구성도 못하느냐"라고 김영선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오늘 정무위 간사(박종희 의원) 안왔나"라고 물은 후 "간사도 안오고, 위원장도 안오고, 정무위 담당 정조위원장은 오늘 내로 정무위에 지시해서 소위구성을 한나라당이라도 하도록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문광위는 야당이 (소위 구성) 하기 싫으면 빼버리고 우리끼리 하라"고 말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 대해서는 "정진석 간사는 오늘 법안심사소위 구성을 요구하고 안하면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을 내놓으라고 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는 "내가 환경노동위원장 할 때는 미상정 법안 이 한건도 없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상정 거부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는데, 반미자주 5년을 해온 사람들이 이해 안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왜 한국의 야당이 걱정하느냐. 이것은 코미디 중의 코미디"라고 말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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