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25일
그는 "그것(6.15 선언 계승)을 하는 데는 몇 십조의 예산이 필요한데, 보면 허황하고 과장된 공약이 많다"며 "안한다는 것은 아니고 이것을 다시 논의해서 이 시기에 꼭 할 수 있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해서 우리가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까지도 상당히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개성 관광 중단 등의 조치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우리 대북정책의 기조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때 내걸었던 '비핵·개방·3000'"이라며 "북한이 우선 핵무기를 포기해야 되고 (이후에) 개혁, 개방으로 나온다면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통해 국민소득 3000불을 달성해주겠는 게 기본"이라고 말해 대북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자꾸 위협을 하고 한반도를 정말 경쟁의 위협으로 몰아넣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경제협력을 그렇게 대폭적으로 할 수 있느냐"며 "그러니까 우선 핵문제부터 6자회담을 통하든지 해서 빨리 북한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강산 총격사건을 우리가 일으켰나?"
박 대표는 이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성 공단 문제도 다 합의 해 놓은걸 그렇게 깨면 되겠느냐. 그렇게 해서 무슨 상호 신뢰를 하겠나. 모든 걸 협상을 통해 해결 한다는게 기본 아닌가, 이는 침이 마르도록 강조해 온 것"이라며 "정말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안 되겠다 하는게 일반 국민들 대다수 생각"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우리 쪽에는 그 정도 공단이 수 백 개가 있는데 그것 하나(개성공단)가 우리 경제에 무슨 악영향을 미치겠느냐"며 "북한이 거기에서 개방 사회의 이점을 알고 문을 여는데 과감하게 하라는 뜻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치 개성 공단이 우리에게 큰 이익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면 오해"라며 "그것이 누구를 위한 공단인지 잘 생각하고 이성을 가지고 판단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현 대북 관계 경색 국면에 대해서도 북한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북한이 일련의 조치를 계속해서 남북관계에 대한 파괴랄까,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금강산 총격사건 이후부터"라며 "금강산 총격사건을 우리가 일으켰느냐"고 반문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대표는 "우리가 특별히 북한에 대해 어떤 적대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북한에 대해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일을 한 일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도부는 강경발언, 당내 여론은?
박 대표의 이런 강경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내 대북 인식은 미묘한 온도차를 보인다. 박 대표는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들이 대북 정책을 내 놓고 그것이 무슨 문제가 있다고 하면 모르지만 현재는 그것이('비핵·개방·3000'이) 옳은 방향이고 큰 길이다 믿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정책의 기조 수정은 없다는 얘기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에 대해 적극적으로 뭔가를 조치한 것은 없다"며 "다만 과거 같은 관계에서 정상적인 관계, 보편적인 남북관계로 방향을 전환해 관계를 정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정상적인 관계라 함은 정경분리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대화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남북관계 정상화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하루 상황에 대해 일희일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정상적 관계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끈기를 갖고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도부의 강경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홍사덕 의원, 남경필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이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북문제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주문한 것은 당 내 인식의 스펙트럼을 반영한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24일 6.15 선언 계승에 대해 "검토할 여지가 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수정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 입장에서 대북정책을 너무 경직되게 수행한다는 그런 여론이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1년 동안은 대북관계에 있어서 보수주의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남북관계를 좀 더 폭넓고 유연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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