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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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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8>

비이성적 흥분과 음양 오행

‘비이성적 흥분(irrational exuberence)', 이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 이사장이 지난 80년대 일본경제의 버블에 빗대어 미국 증시의 이상 과열 징후가 우려된다는 뜻으로 표현했던 말이다. 그리고 쉴러라는 예일대 경제학 교수가 같은 제목의 책을 출간하면서 미 증시의 하락을 예견했는데, 2000년 3월부터 미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더욱 유명해 졌다.

최근 그린스펀은 다시 미국 상원에서의 연설에서 최근의 잇단 회계 부정이 스톡 옵션과 관련하여, 최고 경영자들의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전염성 탐욕(Infectious Greed)'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이 양반은 독일 관념론 철학자같은 면모를 풍기고 있다.

오늘의 얘기는 그린스펀이 ‘비이성적 흥분’을 우려했던 바로 그 시점에서 풀어나가고자 한다. 그 양반이 그런 말을 한 시점은 1996년 12월 5일이고 장소는 수상식이 열린 만찬석상에서였다. 이를 음양 오행으로 배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시 일 월 년
X 丙 己 丙
X 子 亥 子

이 날의 음양 오행이 미국에게 제시하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으며, 그린스펀 이사장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진의는 무엇이었을까?

미국은 계수(癸水)의 나라이므로, 1996년 병자년은 그런 미국으로선 이모저모 성취와 즐거움이 많았던 해였다. 개인으로 따지면 총각이 장가드는 해라, 가장 적절한 즐거움으로 가득찬 한 해였다는 얘기다. 그린스펀의 연설이 있기 한달 전은 무술월이었는데, 무토(戊土)의 의미는 계수인 미국에게 이제 더 이상의 욕심은 무리이므로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경제 흐름 전반을 예리한 눈으로 주시하던 그린스펀도 이쯤이 가장 적절한 때라고 여겼을 것이고, 이제 더 이상 증시가 오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으리라 싶다. 그래서 그는 또 한번 미국으로서는 가장 적절한 즐거움이 있는 병자일에 그같은 메시지를 전한 것이었다고 본다. 이제 그만 파티를 끝내는 것이 어떻겠소 라고 말이다.

음양 오행상 미국의 잠재성장력은 언제나 해자축(亥子丑)년에 절정에 달했다가 사오미(巳午未)년에 바닥을 드러내며, 가시적인 성과는 병정(丙丁)년에 절정에 달하게 된다. 따라서 1996년 병자년이야말로 가시적인 성과와 잠재 성장력이 모두 충실한 해가 되었던 것인데, 문제는 미 증시의 기세가 워낙 좋다보니 ‘이 지점’을 지나쳐서 그 뒤로도 무려 3년간 용솟음쳐서 거대한 버블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이 지점’이다. 바로 그 지점의 미 증시는 다우 산업지수가 6000, 나스닥이 1200, S&P 500 지수가 750 포인트를 넘어서고 있을 때였다. 바로 여기서부터 더 오르는 것은 비이성적 흥분의 결과라는 그린스펀의 얘기이므로, 미 증시가 적어도 이 지점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미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비이성적 흥분의 출발 지점 근처까지 복귀했었지만, 다우의 경우는 최근 바닥이 7500 포인트로 아직 예전 지점까지 복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충 그 지점까지 내렸으니 이제 바닥을 확인하고 증시가 다시 상승할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아니오’이다.

이성적, 논리적으로 따지면 최근의 지수대가 적절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물은 언제나 흔들리는 추와 같아서 스윙(swing)을 보이기 때문에 이제는 비이성적 좌절의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비이성적 흥분을 보인 사람들이 비이성적 좌절을 보이는 것은 지극 당연한 이치이지 않은가.

미국 증시의 천장은 필자의 음양 오행 산출법에 의하면, 다우가 8000, 나스닥이 1700, S&P가 950 근처인 것으로 산출된다. 그런데 다우는 최고 11722, 나스닥은 5132, S&P가 1550까지 버블을 만들어 냈으니 현재의 하락을 비이성적 좌절이 만들어내는 역파동까지 감안하면 최근의 지수대가 바닥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나스닥의 버블은 어마어마한 것이니 앞으로의 바닥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지금은 앞서 말했듯이 성장 잠재력이 고갈되는 사오미(巳午未)의 해를 지나고 있으므로, 연준이 열심히 돈을 풀어대고 있지만 상황은 어렵기만 하다. 보통 중앙은행들은 잠재성장력이 바닥인 시점에서 돈을 풀어댄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 같은 비이성적 흥분이나 비이성적 좌절을 전문으로 이용해서 억만금을 벌어들이는 데 이골이 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헤지펀드의 귀재 소로스가 바로 그 사람이다. 소로스는 자신의 책에서 비정상적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자신의 투자 기법이라고 밝히고 이를 재귀성 이론(The Theory of Reflexivity)이라 이름 붙이고 있다.

필자 역시 관심이 가서 그 책을 진작에 읽어보았는데, 대단히 간단한 얘기를 대단히 거창하게 쓴 것이었다.

내용인즉, 주식이 오르기 시작해서 흐름이나 경향을 형성하면 적당한 선에서 끝나지 않고 비이성적인 상태에까지 올라야만 내리기 시작하고, 하락도 비이성적 상태까지 내려야 다시 반등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주식을 사든 공매(short selling)를 하든 합리적 판단보다는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상태에 동참해서 똥배짱을 부리며 같이 미친 척하고 따라가다가 마지막 일보 직전에 잽싸게 튀면 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한마디로 줄이면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주역의 문구가 된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대의 흐름이 시작된다는 것을 이용해서 극에 도달하기 일보 전까지는 그 흐름을 쫓아갈 줄 알아야 돈을 번다는 것이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이다. 다만 그는 일보 전의 징조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속시원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대신 필자가 선선히 공개하기로 하겠다. 사실 이미 수 차례에 걸쳐 공개해 왔다. 누차 말한 바 있는 충(衝)이 바로 반대의 흐름을 만나는 지점이고 시점이다. 음양 오행학은 사물의 발단이 언제이고 어떤 경과로 언제 극에 달하는 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고, 그중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충이다.

충은 6을 지나 7에 도달하면 정반대되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 개념인데, 이는 증시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나타나는 대단히 중요한 현상이다. 미 증시의 경우 1994년 갑술년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이 만 6년이 지나 2000년 경진년에 하락으로 변했으니, 갑과 경이 충이고, 술과 진이 충인 것이다.

아무튼 그린스펀은 연준 이사장답게 당시 주가의 지나친 과열을 빗대어 비이성적 흥분이라는 현학적인 언사를 자랑했고, 경제학자 쉴러는 유명세를 타면서 인세를 좀 받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소로스는 그 현상을 이용해서 떼돈을 벌었다.

그런데 사실 소로스마저도 최근 3년 사이에는 미 증시의 상승이 지나치다고 판단하고 공매로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친 척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외치던 소로스마저 더 이상 미친 척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잉 상승했던 미 증시였다. 그러니 그 역작용은 또 얼마나 지나치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지금의 주가 역시 바닥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왜 미 증시의 동향에 필자가 이토록 신경을 쓰고, 글까지 쓰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물론 간단하다. 우리 경제의 앞날 때문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휴대 전화기 등등의 IT 제품들이 금년을 정점으로 하여 내후년부터 수년간 긴긴 동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점과 연관되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자꾸 우울한 얘기를 늘어놓고 있으니 필자 역시 신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지금의 시대가 비이성적 흥분이 가시고 다가올 비이성적 좌절의 시대에 너무 좌절하지 말라는 얘기를 전하는 것으로 오늘의 글을 이만 마치고 알아두면 상식이 되는 얘기를 잠깐 하기로 한다.

지난 토요일이 말복이었는데, 복이란 말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복(伏)이란 엎드려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무엇이 엎드려 있다는 뜻일까? 바로 가을의 기운을 뜻하는 금기가 엎드려 있다는 말이다. 즉 금기복장(金氣伏藏)을 줄여 복이라 하는 것이다. 여름의 더위인 화기가 너무 극성을 부려서 가을의 기운인 서늘한 금기가 나오질 못하고 땅속에 엎드려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 이후 세 번째로 맞이하는 경(庚)의 날을 초복이라 하고, 네 번째 경일을 중복이라 하며, 입추 이후 첫 번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일러 삼복(三伏)이라 하며 더운 시기를 나타내는 말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보면, 진의 덕공 2년에 처음으로 복사라는 사당을 짓고 개를 시켜서 더위를 막았다고 한다.

우리가 복날 개를 먹는 풍습은 원래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서, 중국에서는 복날의 구장회(狗醬會), 즉 개고기를 탕으로 하여 먹는 모임이 아주 오래 전부터 유행했었다. 당시 영양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개고기는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을 것이다.

또 엎드릴 복이니 그 의미를 확대해석하여 사람들은 복날에는 여행이나 혼인 등의 일을 일체 하지 말아야 하며, 조정의 신하들도 이 날만큼은 임금에게 의견을 상주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일종의 민간 신앙으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복이 지나면 머지않아 추석이 온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이니 올해는 9월 21일이 된다. 추석이란 말은 예기(禮記)에 나오는 춘조일 추석월(春朝日 秋夕月), 봄에는 아침녘 태양이 좋고 가을에는 저녁달이 좋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추석은 원래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이다. 추석을 우리말로 한가위 또는 가배라고 하는데 사실 가위나 가배는 같은 말이다. 입술소리가 탈락한 현상이다.

한가위는 신라의 유리왕이 경주 6부의 아녀자들을 모아놓고 음력 7월 15일부터 한달 동안 길쌈내기를 시켜서 지는 쪽으로 하여금 음식과 술을 내게 하여 즐겼다고 하는데, 이것이 한가위의 유래다. 이 풍습은 무려 천 몇 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큰 명절로 내려오고 있는데, 이는 날씨도 선선해지고 추수를 마친 터라 곡물도 넉넉하니 조상에게 제를 지낸 후 즐기기에 좋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덧붙이면 우리나라와 같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벼농사 때문에 물의 정기인 달을 겨워한다. 정월 대보름이 중요한 것도 벼농사 지역에 있어 정월의 달을 보면서 한 해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기에 그런 것이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열사의 사막 지대가 많은 서남 아시아에서도 달은 물이요 포근한 여성이요, 생명인 탓에 대단히 반긴다. 특히 이슬람 지역에서는 뜨거운 한낮에는 잠을 자고, 저녁이 되면 활동하기에 저녁부터가 하루의 시작이다. 저녁이 되면 ‘얘야, 일어나거라, 밥 먹고 학교가야지’ 하는 식이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저녁 무렵에 달이 뜨면 활동에 더욱 보탬이 되므로 달은 사막을 가는 캐러반의 정겨운 친구이자 연인이기도 하다. 이슬람 깃발에 초승달이 그려져 있는 것은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 이슬람의 칼이 초승달 모양인 것도 야금ㆍ제련술이 발달하면서 초승달 모양의 칼을 만들게 된 것이니, 이는 사내에게 있어 단순한 칼이 아니라 포근한 달을 닮은 아리따운 연인이라는 의미이다.

투박한 칼만 가지고 있던 유럽인들은 십자군 원정에서 이 칼을 대단히 부러워했고 마침내는 이 기술을 훔쳐다가 비슷한 칼을 만들었으니 바로 펜싱에서 쓰는 사브르(sabre) 또는 세이버(saber)라는 부르는 날이 휘어진 군용 칼이다.

반면 금수방(金水方)의 냉습한 지역에 사는 유럽 사람들에게 달은 인기가 별로다. 원래 음기가 강한 지역의 사람들인지라 만월은 더욱 음기가 기승을 부려서 정신병자들이 유난히 병증을 드러내게 된다. 그래서 광기를 달에 비유하여 ‘lunacy'라는 단어마저 있을 정도다.

이는 정신 이상이 달의 차고 이지러짐에 영향을 받는다는 옛 서양인들의 경험적 지혜인데, 지금은 미신으로 되어있다. 그간 서구인들의 생활에 열 에너지 공급이 충분해지면서 이런 현상을 완화시킨 것이라 본다. 그래서 필자가 보기에 미신이라고 믿는 그 생각이 바로 미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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