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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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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7>

인연과 운세의 변화 - 충(衝) <1>

인연(因緣)이란 말은 원래 불교 용어지만 우리말 속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고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말이란 체험의 표상이니 우리 국민 정서 속에는 인연에 관한 체험이 진하게 녹아 있다는 뜻이 된다.

만나고 헤어짐, 어떤 계기의 촉발과 어떤 일의 생성과 소멸을 우리들은 인연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인연이란 말 속에는 운명의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워져 있다. 이 같은 운의 변화, 운명의 변화는 어떤 틀 속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것을 명리학에서는 충(衝)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충이란 천문학에서 지금도 사용하는 용어로서 영어로는 opposition 이다. 어떤 행성이나 위성 등이 지구에서 볼 때 태양과 정반대의 위치에 오는 것을 말한다. 태양과 천체의 황경의 차가 0 °가 될 때를 가리키는 합(合)에 대응된다.

달은 충의 위치에서 만월(滿月)이 되는데, 이 때를 망(望)이라고 하며 바로 보름이다. 충이나 합이란 천문학 용어를 명리학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전에 천문을 관찰하던 사람들이 바로 음양 오행학의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개의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고자 한다.

충이란 서로 반대의 위치에 있다는 뜻이고 반대란 바로 대극(對極)을 의미한다. 사물이 정반대되는 위치에 있을 때 서로의 개성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다. 따라서 충이란 어떤 일의 진행 과정에 있어 반대되는 요소가 전면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일에도 내부 모순이 있기 마련이고 그 모순이 충되는 위치에 이르게 되면 표면화된다는 뜻이다. 명리학에서 충은 운의 순환 과정에서 일곱 번 째 되는 자리에 이르게 되면 만나게 된다.

예를 들겠다. 올해 2002년이 임오(壬午)년이니 만으로 6년 뒤, 햇수로는 7년 뒤인 2008년 무자(戊子)년에 가서 충을 만나게 된다. 이 해에 가면 임(壬)과 무(戊)가 충을 만나고 오(午)와 자(子)가 충을 만나게 된다. 임은 음양 오행상 물이고 무는 토이다. 오는 불이고 자는 물이다.

6년 뒤, 즉 7년차에 이르러 천간은 토가 물을 누르고, 지지에서는 물이 불을 누르게 된다. 이처럼 충은 서로 상극되는 힘끼리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해서 만물은 6을 지나 7이라는 숫자에 가서 일대 전환의 계기를 맞이한다는 것을 음양 오행은 말해주고 있다.

이같은 충의 원칙은 꼭 6년이 아니라 보다 작은 시간적 스케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하루는 12시진이니 6시진, 즉 12시간이 지나면 충을 맞이하므로 밤과 낮이 바뀐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생겼을 경우 6일이 지나 7일차에 가면 일단 변화가 생기고, 6개월이 지나 7개월째가 되면 변화를 맞는다. 모든 일이 6시진, 6일, 6개월, 6년이라는 시간 단위를 지나면 변화를 맞이한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운의 변화와 인연의 이합집산을 만들어내는 커다란 동력원이다.

흔히들 결혼 7년차가 되면 권태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충운을 만났기 때문이다. 사실 강렬한 연애 감정도 만 6년이 지나면 쇠락기로 접어든다. 나무는 양력 2월이 되면 뿌리에서 수분을 빨아올리기 시작해서 3개월이 지난 5월에 이르러 만개하기 시작하고 8월에 접어들면 이미 뿌리에서의 물 올림을 중단하고 그 때부터 잎새들은 쇠퇴하기 시작해서 11월에 가서 낙엽으로 변한다.

이처럼 크게 나누면 6개월, 세분하면 3개월 단위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이 모든 것이 지구의 공전 운동에 기초한 자연의 흐름이다. 지구상에 사는 인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서구 과학의 결정적인 맹점은 인간을 자연과 격리시켰다는 점에 있다. 이를 동양 철학에서는 물아(物我)가 분리되었다고 한다. 대상과 대상을 바라보는 우리가 하나임을 부정하고 대상만을 분리해서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이 유럽의 기계론적 우주관을 형성한 바탕이다.(이 점에 대해서도 나중에 별개의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6을 지나 7에 이르러 만물이 변화를 맞이하는 이 충의 법칙을 알아두면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히 요긴하게 응용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 충의 작용에 대해 좀 더 알아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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