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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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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6>

궁합이란 무엇인가? (2)

지난 주에 이어 궁합 얘기 계속 하겠다.

요즘엔 난데없이 속 궁합이 중요하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속 궁합이란 말은 저번에 이야기했던 궁합 보는 법 중에서 두 사람의 일간(日干)이 아니라 일지(日支)를 맞추어 본다는 뜻으로 쓰던 말이다.

명리학에서는 천간의 글자들을 그 사람의 외표(外表)라 하고, 밑에 있는 글자들을 내리(內裏)라 해서 안과 밖을 구분하는데 가령 무자(戊子)일의 남자와 계축(癸丑)일의 여자라면 태어난 날의 지지(地支)에 있는 자와 축의 관계를 본다는 뜻이다.

그 사람의 속이니 속 궁합이라 하는 말인데 최근에는 그것을 두 사람의 성적인 이끌림으로 해석하면서 마치 겉 궁합이 좋아도 속 궁합이 나쁘면 부부의 성 관계에 문제가 있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들뜨게 만드는 경향이 많다.

물론 사주를 보면 그 사람이 성적인 방면에 감각이 있는지, 정력은 강한지, 바람기는 또 어떤지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일지간의 이끌림만으로 그 부부의 성적인 만족도를 단정짓기는 어려우며 부부의 성 관계는 사실 정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인 문제에 속한다. 애정이 좋으면 당연히 성 관계도 좋으며 횟수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최근 속 궁합이란 말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섹스가 난무하고 있는 오늘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각설하고, 결혼해서 잘 살고 못 살고는 상대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달려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글을 쓰는 근본 의도이다. 결혼이란 대개가 20대 중반부터 후반에 걸쳐 하게 되는데, 이미 그 나이면 그 사람의 인성이나 성향, 가치관, 취미 등등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결혼 상대방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자연히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반영하고 있다.

용모를 중시하는 남자는 주어진 환경에서 나름대로 미모의 여성을 택할 것이고, 돈을 중시한다면 돈에 비중을 둘 것이다. 적극적인 성격의 상대를 좋아한다면 적극적인 상대를, 조용한 성격을 좋아한다면 그런 사람을, 이런 식으로 오늘날처럼 개방된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만날 확률은 이미 충분하다. 늦도록 결혼하지 않는 것도 사실은 그 사람의 성격이기도 하며 운의 영향이기도 하다. 모두가 선택이다.

여기서 운명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명리학에서 보는 운명이란 이미 주어져 있는 것과 선택의 조합이다. 운명이란 따라서 절대적인 주어진 프로그램(pre-defined program)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처한 환경에서 선택을 해 가는 것, 그것이 운명이다. 다만 명리를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를 알아낼 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구도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다 제 뜻대로 가는 것이지만, 그 뜻이 어디에 있는 가를 사주 팔자는 말해주고 있다.

결혼을 앞둔 부모들의 심정은 한결 같다. 자녀가 탈없이 잘 살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혹시나 자기 아들이, 그리고 자기 딸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겠지만, 자녀라도 다 나름의 개성과 인격이 있기에, 예전처럼 맞선보고 얼마 안 되어 결심을 내리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교제를 하고 이미 궁합까지 다 맞춘 상태에서 다른 이유도 아니고 궁합이 안 좋다는 말 한마디에 둘 사이를 갈라 놓겠다는 발상은 실로 어리석음의 소치라 할 것이다.

어차피 인생이란 모든 것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자신이 살면서 아쉬운 점을 자녀에게 보충하려는 심리는 인지상정이라 하겠지만 그같은 심리적 투사(projection)는 오히려 자녀의 앞 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확률이 더 크다. 슬하에서 자랐다고 해서 인생관이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잘 살고 못 살고는 다 제 팔자 소관이다. 살다가 이혼하는 것도, 돈을 못 벌어 궁상을 떠는 것도, 자식이 없는 것도 모두 제 팔자에 있는 것이지, 상대를 잘 만나 인생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법은 결코 없다. 유취상종(類聚相從)이란 말이 있다. 쉽게 말해서 끼리 끼리 모인다는 말이다.

따라서 모든 결혼은 균형을 이루게 마련인 것이다. 어느 누구도 손해보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가난한 집 아들이 부잣집 딸과 결혼함으로써 생겨나는 갈등 같은 것은 여전히 흔하고 진부한 드라마의 주제로 반복 등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 나름대로 당사자간에 균형이 잡혀 있는 것이며 또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 번에는 인연이란 과연 무엇이며 왜 인생사에 있어 이합집산을 만들어내는 운명적인 힘이 무엇인가에 대해 명리학적인 시야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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