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지명철회로 완전히 야인으로 돌아간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이 3개월 여 만에 입을 열고 여야 정치권을 맹렬히 비난했다.
전 전 재판관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의 철회 발표로부터 약 한 시간이 지난 27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이유가 어떠하든, 더 이상 헌법재판소장의 공백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의 기본권보장과 헌법수호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므로 제가 후보 수락의사를 철회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종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전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받기 위해 자신이 재판관을 사직했던 것은 " 현행 헌법의 다양한 해석 중 헌법재판소의 독립과 안정을 위하여 가장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견해를 취하고 대법원장이 저의 후임재판관을 지명하기 위한 절차상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전 재판관은 "국회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3일간의 혹독한 청문절차를 마쳤으나, 법적 견해를 달리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을 구하는 절차까지 보정했다"며 "그동안 이러한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편향된 법리만이 강조되는 상황을 보면서도 평생 재판업무에만 종사해 온 후보자가 국회 밖에서 달리 의견을 표명하여 논쟁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묵묵히 국회의 다음 절차 진행을 기다려 왔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또한 전 전 재판관은 "일부 국회의원들은 독자적인 법리만이 진리인 양 강변하면서 자신들의 요구대로 보정하여 진행한 절차까지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온갖 인신공격으로 후보자를 폄하하며 사퇴를 집요하게 요구하다가 물리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했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이어 그는 "다른 국회의원들은 물리적인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수수방관하면서 동의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정쟁만을 계속하고 있는 바, 문제가 어렵다고 풀지 않고 출제 철회를 바라며 임명동의안 처리를 장기간 미루어 두는 것 역시 국회가 헌법과 헌법재판소를 경시하는 행위로서 지탄받아 마땅한다"고 여당에게도 화살을 겨눴다.
현재 전 전 재판관은 서울 개포동 자택이나 남편인 이태운 광주고법원장의 관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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