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열린 방통심의위 산하 방통심의위 24차 전체회의에서 JTBC <뉴스9>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 제14조(객관성)을 적용받아 이같은 처분을 받았다. 박만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권혁부·엄광석·구종상·최찬묵 위원 등 5명은 관계자 징계 및 경고, 박성희 위원은 경고 의견을 냈다. 야당 추천 김택곤·장낙인 위원 등 2명은 문제없음 의견을 냈고, 박경신 위원은 의결 도중 퇴장하는 것으로 기권 의사를 밝혔다.
6 대 3. 여야 구도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지난달 27일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서 이미 예고됐다. 소위원회 회의에서 여당 위원들 가운데 2명은 관계자 징계 및 경고, 1명이 주의 의견을 냄으로써 <뉴스9> 법정제재 여부를 전체 회의에 회부시켰다. 이날 야당 위원들은 여당 위원들의 의견에 반발, 퇴장했다.
JTBC 보도 건에 대해선 소위원회 회의에서 이미 공방이 오갔음에도, 전체회의에서 장장 세 시간에 걸쳐 다시 논쟁이 이어졌다. 기자들 사이에서 "단일 안건만 갖고 전체회의에서 이렇게 오래 논의한 것 처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여당 추천 위원들은 "JTBC는 종합뉴스 사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긴 가장 대표적인 수치스러운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 위원들은 JTBC 중징계에 '몰표'를 던진 여당 위원들을 향해 "방심위가 출범한 이래로 많은 비판 받아왔지만 오늘은 최악의 사태"라고 반박했다.
▲JTBC <뉴스9> |
"JTBC, 종합뉴스 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사례"
여당 위원들이 공정성 위반으로 꼽은 부분은 출연자 선정 및 보도 시간 배분이다. <뉴스9>는 지난달 5일 통진당 해산 청구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대담을 진행했다. 이어 취임 2주년을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인터뷰하면서 말미에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날 출연자가 모두 정부와 반대 입장을 가진 인사들이며, 따라서 반대 쪽 입장이 압도적으로 다뤄졌다는 것.
박만 위원장은 "통진당 측 입장은 12분 56초를 할당한 반면 정부 입장은 19초만을 써 불공정 정도가 매우 심하다"며 "내용도 이해당사자인에 동조해 정부를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특히 박 시장 인터뷰 부분에 대해 "앵커가 물어봐선 안 되는 질문을 했고, 만족하는 답변이 안 나오니 추가 질문을 하면서 '방송 시간 남아서 했다'고 했다. 그것도 '트릭(속임수)'"이라며 앵커가 유도성 질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나온 JTBC 오병상 보도국장은 "김재연 대변인 인터뷰를 보면, 앵커가 '법무부 논리는 이렇다'면서 정부 측 입장에서 통진당을 공격하는 질문을 하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양쪽 논리를 다 담아가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하루만 봐서는 그날 이슈에 따라 (한 쪽 입장에) 쏠리거나 편중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어제 같은 경우는 정부에서 통상임금관련 발표한 경우 오히려 기업 쪽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표한 통진당 해산 청구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선 '객관성 위반'으로 결론 내렸다. 결과는 정부 찬성 입장 47.5%, 반대 22%, '이석기 의원 재판 뒤 판단' 19.3%, 모름 11.2%였다. 여당 위원들은 손 앵커가 이같은 결과를 가지고 반대 의견과 '재판 뒤 판단' 의견을 합쳐서 반대 의견으로 묶어서 해석했다며 객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엄광석 위원은 "결론적으로 JTBC 뉴스는 종합뉴스 사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긴 가장 대표적인 수치스러운 사례"라고 말했다.
"JTBC 징계, 정치적으로 영향 미칠 것"
야당 위원들은 JTBC 중징계를 강행한 여당 위원들에 대해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전날 여당 위원들은 전날 심의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향해 '종북'이라고 한 정미홍 전 아나운서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낸 TV조선 <뉴스쇼 판>에 대해선 '의견 제시' 의견을 낸 데 그쳤기 때문.
김택곤 위원은 "손석희 앵커와 (TV조선) 최희준 앵커 가운데 누가 중립성을 지키느냐고 하면 손석희 앵커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심지어 일방적인 비난을 했고, 팩트도 어긋났다. 그 잣대와 오늘 잣대 차이를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장낙인 위원도 "정미홍 씨 건을 공정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이걸(JTBC 보도)를 공정하지 않다고, 중징계 내리겠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경신 위원은 "방심위가 출범한 이래로 많은 비판 받아왔지만 오늘은 최악의 사태"라며 비판했다. 박 위원은 "보수 편향 방송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종편 방송에서 균형 잡힌 방송을 해보겠다는데, 정미홍 건은 너그럽게 심의하고, 이럴 거면 뭣하러 심의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박 위원은 특히 이번 조치가 방송을 넘어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렇게 중징계하면 심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결국 인사에 영향을 미친다. 징계를 빌미로 중요한 프로그램을 안 맡기든지 내부적으로 영향을 준다"면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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