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이 지난해 파업에 참가한 아나운서들을 직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한 것으로 알려져 '보복 인사' 논란이 또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MBC는 지난 10일 아나운서국 소속 강재형, 김상호, 최율미 아나운서를 각각 편성국, 글로벌사업본부 경인지사, 경영기획본부 심의국으로 발령을 냈다. 이번 인사 조치 이유에 대해 홍보국은 "인사 문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MBC 170일 장기 파업에 참여했으며, 파업 직후 사측으로부터 각각 신천 아카데미, 수원총국, 용인 MBC 드리미아 등으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그러다가 올해 3월 서울남부지법이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MBC의 인사 조치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피신청인(MBC)의 권리남용에 해당해 무효"라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본업에 복귀한 바 있다.
복귀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이들에 대해 인사 조치가 내려지자, MBC 노조는 12일 성명을 내고 "작년 파업에 참가했던 사람은 끝까지 배제하겠다는 고집을 버리지 못한 사측의 명백한 보복 인사"라고 비판했다.
MBC 노조는 이번 인사에 대해 "김재철식 인사에 대한 오마주(hommage)이자 답습(踏襲)"이라며 "개인적 사감(私憾)을 말문이 막힐 만큼 잔인한 인사권의 폭주로 드러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종국 사장이 내년 사장직 연임을 위해 벌써부터 한 줌도 안 되는 회사 바깥 'MBC 음해세력'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합은 이들이 자신의 일을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회사가 더 이상의 오판을 하지 않도록 법정 소송을 비롯해 모든 할 수 있는 조치를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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