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습원의 이슬람학교(교장 이희수, 한양대 교수)가 새해 봄학기 강의를 준비합니다. 이번 봄학기 강의 주제는 <이슬람과 한국문화>입니다.
이슬람학교는 2009년 3월 개교했습니다. 이희수 교장선생님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국비유학생으로 터키 이스탄불대학교 역사학부에서 공부한 뒤 그곳에서 교수로 극동사와 유목문화론을 강의했습니다. 지금까지 33년 동안 중동현장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이슬람 문화의 최고 권위자입니다. 역사에 바탕을 둔 중동-이슬람권 문화 연구를 주로 하며,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이슬람과 한국문화>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 9.11 테러 10년과 달라진 이슬람 세계> <톡톡 이슬람> <중동의 역사> 등 68권의 저서와 역서가 있습니다.
▲ 이슬람학교 |
교장선생님은 새해 봄학기를 열며 이렇게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을 이슬람학교 이슬람문화 최고전문가 과정에 초대합니다. 다음 사항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이슬람학교를 운영해보려 합니다.
첫째, 15억 인구, 57개국을 포용하는 세계 최대 단일문화권인 이슬람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그 문화와 역사를 탈서구적 시각에서 조망해봅니다.
둘째, 30여 년간의 현장연구를 바탕으로, 인류학자의 눈으로 확인한 현장에서의 실체적 진실과 서구의 만들어진 정보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잡아가도록 합니다.
셋째, 특히 이번 학기는 <이슬람과 한국문화>란 주제를 가지고 이슬람 세계가 1970년대 이후 석유와 건설시장, 최근의 테러문제로 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신라시대부터 긴밀한 접촉과 교류를 가져왔던 단단한 문화적 파트너였음을 보여주는 내용을 공부합니다. 실크로드를 넘나드는 찬란한 1,500년 인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공부의 즐거움은 물론,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자료를 통해 한국사를 새롭게 조망해보고 생각을 가다듬어 보는 흥미 있는 강의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2013년 봄학기 강의는 3, 4월의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총 7강입니다.
<이슬람과 한국문화>
강의개요 :
우리 고대사 해석은 한계에 봉착했다. 새로운 사료의 발굴이 제한되고 고고학, 인류학, 민속학, 자연과학 등 인접 학문의 성과도 크게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신라와 관계를 맺었던 세계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국 역사를 재조명하고 의미있는 재해석을 시도하는 일도 중요하고 시급하다. 처용의 문제도 그러하다. 무엇보다 울산을 중심으로 하는 신라시대 바닷길을 통한 국제 교류는 당시 세계제국이었던 7세기 초의 사산조 페르시아, 8세기 이후 바그다드의 압바스 제국과도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테헤란, 아랍 여러 도시, 이스탄불 등지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사료들과 역사적 의미를 세심하게 고찰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신라와 아랍-서아시아라는 1만km가 넘는 지리적 공백이 그나마 산발적으로 발견되는 역사적 흔적의 신빙성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소였지만, 세계해상교역을 주름잡던 그들이 이미 8세기 이후 중국 동남부 해안도시에 대규모로 거주하면서 신라시장을 관리하고 공략해 왔다는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7세기 중엽 페르시아 왕자 일행이 신라로 망명해 와서 신라 공주와 결혼하고 신라와 페르시아 제국간의 돈독한 우의를 다졌다는 고대 페르시아 서사시인 <쿠쉬나메>가 최근 발견되었다. 더욱이 18명의 아랍 학자들이 기술한 20여 권의 아랍 역사서, 지리서, 백과사전에 신라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아랍 상인들은 9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해로를 통해 신라에 빈번하게 내왕했다. 놀랍게도 그들 대부분은 귀국을 포기하고 신라에 눌러 살았다. 척박한 사막 오아시스에서 물과 초원을 그리며 살아가던 그들에게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풍성한 먹을거리. 광물과 금이 풍부한 신라야말로 최고의 거주지였을 것이다. 그들은 신라를 사라져버린 낙원 아틀란티스에 비유하기도 하고, 아무리 불치병 환자라도 신라에 오기만 하면 씻은 듯이 나아버린다고 기술하면서 한국의 쾌적한 삶의 환경에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의 한국을 향한 동경은 신라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고려 초기에는 '대식'이라 불리는 아랍 상인들이 수백 명씩 사절단을 이루며 개성을 드나들었고, 몽골의 간섭을 받던 고려 말에는 한반도에 그들만의 집단 공동체를 이루며 모스크까지 짓고 살았을 정도다. 그러면서 우수한 이슬람 과학기술과 유용한 첨단 정보를 우리 사회에 전달해 주었다. 조선 초기 세종대왕 때는 음력의 정비는 물론 각종 과학기기의 발명에도 커다란 공헌을 했다. 이슬람 대표들은 임금의 초청으로 궁중에 초대되어 코란까지 낭송할 정도로 우리 사회와 이슬람문화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
다행히 2012년 3월 출간된 <이슬람과 한국문화>이란 책을 중심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사회 최고의 이슬람문화 전문가 과정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한다.
제1강 [3월8일] 실크로드의 이해 : 콘스탄티노플에서 경주까지
1,500년 전 콘스탄티노플에서 경주까지 문화가 흘러갔던 길을 추적하고 얼마나 빨리 얼마나 광범위한 문화 접촉과 교류가 이루어졌는지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제2강 [3월29일] 고대 서아시아와 한반도간의 문화교류의 흔적들
유리, 카펫, 페르시아제 은제그릇, 황금보검, 토용, 석상 등 신라 고분과 기록에 보이는 무수한 서아시아적 요소를 통해 한국과의 고대문화 교류를 고고학, 민속학, 인류학적 시선으로 살펴보고 재해석해 본다.
제3강 [4월5일]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천년 사랑 : <쿠쉬나메>(고대 이란 서사시)
655년경 사산조 페르시아의 패망으로 당나라를 거쳐 신라로 망명해온 페르시아 왕자의 기구한 운명과 신라 공주와의 사랑, 고토 회복을 꿈꾸며 바그다드로 돌아간 후 남긴 신라에 대한 절절하고 놀라운 기록을 찾아 공개한다.
제4강 [4월12일] 이슬람 문헌에 비친 신라와 교류
18명의 무슬림 학자들이 22권의 각종 지리서, 역사서, 백과사전에서 묘사히고 기술한 신라 사람, 신라 풍경, 풍물과 관습, 그리고 고려에 대한 2개의 문헌을 통해 고대 서아시아인들의 신라관과 교류의 실체를 추적한다.
제5강 [4월19일] 탈라스전쟁과 동서 문화교류의 혁명
중세 최대의 세계대전이었던 탈라스전투를 통해 본 문화 교류의 내용과 고선지의 역할과 패망, 제지술 도입으로 인한 아랍 르네상스의 시발, 중앙아시아 이슬람화의 진행과 내용. 고선지 장군 휘하의 포로들이 바그다드의 노예로 팔려나가 그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남은 전설 같은 이야기
제6강 [4월26일] '황소의 난'과 처용의 재조명
'황소의 난'에 희생된 아랍-페르시아인 중심의 외국인 상인들의 숫자는 12만 명에 이른다. 그들은 대살육의 난을 피해 여러 경로로 도망가지 않을 수 없었다. 도피 방식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내륙으로 도망가 신분을 숨기고 중국 사회에 스며든 경우다.
둘째, 동남아 지역이었을 것이다. 그들에 의해 후일 동남아 유입과 이슬람화에 대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게르만 민족이동 이후 동아시아에서의 최대의 민족 이주 사건이었다.
셋째, 도망자들의 마지막 선택은 신라였다. '황소의 난'이 종결되는 시점인 879년 처용이 신라의 울산 앞바다에 도착한 것이다. '황소의 난'이 평정되는 바로 그 시점에 처용이 신라에 등장하는 것이 우연의 일치일까? 역사적 필연은 아닐까? 300여 편의 처용 관련 논문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처용의 성격과 실체에 관한 새로운 역사적 해석과 글로벌 역사인식으로 한국사 새롭게 이해하기.
제7강 [5월3일] 고려 말, 조선 초 이슬람 문화의 영향과 일제하 투르크 이슬람 공동체
여말선초 개경을 중심으로 뿌리내렸던 이슬람 공동체의 성격과 이슬람 문화 두뇌집단으로서의 그들의 역할과 한국사회에의 공헌, 세종르네상스의 배경 등을 살펴본다. 나아가 일제하 투르크 이슬람 공동체의 베일을 벗긴다.
이번 강의는 PPT 사진 자료와 영상을 활용하고, 이희수 교장선생님의 저서 <이슬람과 한국문화>(청아, 2012)를 기본교재로 합니다.
이번 강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문학습원 강의실에서 열리며, 참가신청과 문의는 이슬람학교 홈페이지 www.huschool.com 전화 010-9794-8494 또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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