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 교장선생님은 유명한 음식칼럼니스트로, <한겨레21>에 '김학민의 음식이야기'와 '김학민의 주류인생'이라는 술 칼럼을 연재한 바 있습니다. 음식 칼럼집으로 <맛에 끌리고 사람에 취하다>가 있고, 최근 술 칼럼집 <태초에 술이 있었네>를 펴냈습니다.
이번 기행은 인문학습원 전주학교 이두엽 교장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제18강의 요점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수업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 스쿨버스 안에서 이두엽 선생님의 '전주학' 강의
* 교장선생님의 비빔밥, 콩나물해장국 등 전주의 음식문화 강의
* 전주의 명물 '왱이콩나물국밥집'에서의 이른 점심
* 경기전, 최명희문학관, 술박물관 등 고풍스러운 한옥마을 돌아보기
* 전통찻집에서 판소리 들으며 차 한 잔
* '송명섭막걸리'와 함께 하는 전주 인심 톺아보기
2월 18일 아침 7시 30분 서울에서 출발합니다. 7시 20분까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음식문화학교> 버스에 탑승 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잃어버린 무엇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누구에게나 고향처럼 느껴지는, 그리하여 외할머니의 품속 같은 곳! 그래서 전주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입니다. 나지막한 한옥 담장 햇살 가득한 골목길에서 오래전 잃은 '나'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두엽 전주학교 교장선생님은 한마디로 전주라는 도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전주에서 태어난 지금까지 애인처럼 전주를 사랑하며 살아온 이두엽 선생님의 '재미있는 전주이야기'가 스쿨버스 안에서 펼쳐집니다. 일종의 전주 입문(入門) 과정입니다. 구수하게 전주 사람들의 삶과 생각, 전주의 한옥, 한지, 소리에 대해 소개합니다. 이어 교장선생님의 맛깔스러운 전주음식 강의가 있습니다.
▲ 전주 한옥마을 Ⓒ전주시 |
[전주(全州)] <삼국사기>에 의하면, 전주의 옛 이름은 백제시대에는 완산(完山)이라 하였고, 마한시대에는 원지국(圓池國)이었다고 한다. 전주라는 지명은 757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경덕왕(景德王) 16년부터 사용되었다. 전주, 완산의 '완(完)'과 '전(全)'은 모두 '온전하다'는 '온'이란 우리말 뜻을 지닌 글자이다. 따라서 '완'도 '온"이란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온' 에는 '온전하고 흠이 없다' '뚜렷하고 갖추어져 있다' '순수하고 티가 없다' '모든 것이 어우르다' 등의 뜻이 담겨 있다. <삼국사기> '백제기 온조왕(溫祚王)조'를 보면, 백제가 마한 땅을 어우르자 줄기차게 항거했던 원산성(圓山城)도 바로 이곳이며, 온조왕의 '온'자도 실은 '온'의 임금이란 뜻이 담겨 있다. 백제(百濟)의 '백(百)'도 '온'을 빌려 쓴 글자이다.
11시 30분쯤 전주에 도착합니다. 한옥마을 투어를 위해서는 배를 좀 든든하게 채워야 합니다. 전주의 명물 콩나물국밥으로 이른 점심을 먹을 생각입니다. 전주에서는 콩나물 국밥 한 그릇 먹는 데도 격조를 따집니다. 그렇더라도 체할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곁들여 나오는 모주 한 잔이 긴 여정의 피로를 말끔히 날려 주니까요.
12시 30분. 점심을 마치고 한옥마을 투어를 시작합니다. 박제된 한옥 전시장이 아니라, 오늘 이 순간에도 전주 사람들이 자기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곳이 전주 한옥마을입니다. 고풍스러운 한옥에 아기자기한 찻집, 공방,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 걷노라면 시간을 잊게 합니다. 그렇더라도 거리 구경에 눈을 빼앗겨 경기전, 전동성당, 최명희문학관 들리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경기전(慶基殿)] 어용전(御容殿)은 조선 태종 10년(1410)에 완산·계림·평양에 건물을 짓고 태조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세종 24년(1442)부터 지역마다 이름을 달리 불렀다고 한다. 경기전은 전주에 있던 어용전을 가리키는데, 선조 31년(1598) 정유재란 때 불에 타버린 것을 광해군 6년(1614)에 고쳐지었다. 건물 구성은 중심 건물과 부속건물, 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제사기능을 가진 건축물의 특성을 잘 따르고 있다. 지금 이곳에 모신 태조의 영정(초상화)은 세종 24년(1442)에 그린 것을 고종 9년(1872)에 고쳐 그린 것이다.
[전동성당(殿洞聖堂)] 국가지정 사적 제288호로, 전주시에 위치한 천주교 성당이다. 전주시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자, 호남 최초의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이다. 1937년에서 1957년까지 천주교 전주교구의 주교좌성당이었으며, 건축물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영화 촬영지나 결혼식 장소로 자주 쓰이기도 한다. 중앙의 종탑과 양쪽 계단에는 비잔틴 양식의 뾰족 돔을 올렸으며, 성당 내부의 석조 기둥에도 비잔틴 양식이 녹아 있다. 한국 교회 건축물 중 곡선미가 가장 아름답고 웅장하며 화려한 건물로 꼽히고 있다. 주춧돌인 화강암은 착공 당시인 1908년에 대한제국을 간접 통치하고 있던 일제 통감부가 헐은 전주읍성의 풍남문 인근 성벽 돌을 이용하였다. 성당을 구성하는 벽돌의 일부도 헐린 성벽에서 나온 흙을 구워 만들었다. 나머지 석재와 목재들은 각각 익산시 황등면의 채석장과 승암산의 나무들를 사용하였다. 1908년에 건축을 시작하여 1931년에 완공되었다. 함께 있는 사제관은 지방문화재 제178호로 지정되어 있다.
▲ 전주 전통술박물관 Ⓒ전주시 |
오후 3시. 한옥마을 투어를 마치고 그 유명한 전주 막걸리촌으로 향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이자 전북대학교 교수인 김영문, 최용철 두 분이 주선한 곳입니다. 우리나라 막걸리의 지존 '송명섭막걸리'를 마실 수 있습니다. 흥(興)에 취하고, 안주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정(情)에 취하는 전주 막걸리집 만만세입니다.
오후 4시 반, 전주 일정을 모두 마친 음식문화학교는 서울로 향합니다. 막히지 않는다면 8시 전에는 서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음식문화학교 2월 참가비는 11만원입니다(교통비, 여행자보험료, 식대, 강사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 드립니다. 참가 신청과 문의는 음식문화학교 홈피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 음식문화학교 카페 http://cafe.naver.com/foodcultureschool 에도 꼭 놀러오세요^^
▲ 전주 한옥마을 약도 Ⓒ전주시 |
김학민 교장선생님은 <음식문화학교를 열며> 이렇게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인간은 요리하는 동물>
최초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연 상태 그대로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불의 발견을 계기로,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슬기를 발휘하여 서서히, 또한 독특하게 식생활 체계를 세웠으니, 이것이 음식문화입니다. 이로써 인간은 '요리하는 동물'로 진화되어, 각기 살고 있는 곳의 기후와 풍토에 따라 제각각의 음식문화권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음식문화의 자연스런 분화와 발전이 있었으므로, 인류의 보편적 정서와 규범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한, 한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먹든 그것은 그의 자유입니다. 또 특정한 먹을거리를 특별하게 먹게 된 것도 그 공동체 고유의 살아온 환경과 문화, 역사의 소산이므로 자기만의 잣대를 들이밀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닙니다.
흔히 "모두가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원초적 과제들을 의·식·주로 나누어 그럴 듯하게 분화하였지만, 그건 어느 정도 문명화된 시기의 이야기이고, 사실은 식(食)의 문제, 곧 먹을거리 문제가 인간 실존의 근원입니다.
먹을거리 문제는 질서와 규범 속에서 평화롭게 조절돼 가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매일 매일의 사회면 기사의 행간을 뜯어보면 그 이면에는 모두 먹는 문제가 개재되어 있고, 국가 사이의 전쟁, 민족 사이의 분쟁도 땅과 자원의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니, 그 끝을 파보면 결국 먹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맛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먹을거리 문제의 극단에서는 벗어나 있습니다. 그러나 먹을거리의 질과 독점을 둘러싸고는 계속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거대 식품산업이나 외식사업 등에서 양산되는 각종 인스턴트 식품들이 우리 식탁에 도전해 오고 있고, 세계 각국의 먹을거리들도 그 나라의 문화요소들과 함께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먹을거리의 홍수 속에서 음식문화학교는 우리 전통 먹을거리를 낳게 한 사회문화적 배경, 그리고 특정 먹을거리와 그를 갈무리하는 맛깔스런 음식점, 그리고 그 주인과 공동체에 얽힌 이야기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곧 '먹을거리 이야기'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먹을거리'를 찾는 여정이 음식문화학교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문화유산 답사의 개척자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 교수의 어법을 빌려 말한다면, 음식도 아는 만큼 맛있습니다.
<음식문화학교는...>
음식문화학교는 요리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음식문화학교는 문화 속의 음식, 음식 속의 문화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음식문화학교는 음식의 현장을 찾아가 문화를 즐기거나, 문화의 현장을 찾아가 음식을 즐기는 기행의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곧 '금강산과 식후경의 조화'가 저희 음식문화학교의 교훈입니다.
앞으로 김치, 젓갈, 된장, 두부, 등심, 갈비, 불고기, 육회, 토종닭, 홍어, 비빔밥, 산나물, 막걸리 등 숱한 우리 전통 먹을거리의 명품, 명소를 찾는 기행이 쭉 이어집니다. 전문가 또는 교장의 음식문화 강의 후 맛있는 음식을 즐기게 되며, 재래시장 장보기, 산나물 뜯기, 쭈꾸미 잡기, 콩 털기 등의 체험행사도 함께 하며 유명 음식축제 여행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하겠습니다.
음식문화학교는 월 1회, 셋째 토요일에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정(명절, 연휴, 장날, 음식축제 등)에 따라 날짜를 옮길 수도 있으며, 당분간은 당일 코스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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