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佛甲山, 516m)은 작지만 수림이 울창한 산입니다. 이때쯤 숲속을 황홀하게 수놓는 꽃무릇과 아름드리 나무들, 숨은 듯 드러내는 암자가 멋진 가을 풍광을 연출합니다. 불갑산이 품은 명찰(名刹) 불갑사(佛甲寺)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교와 인연이 깊습니다. 백제에 불교가 처음 전해지던 때 인도의 마라난타(摩羅難陀) 스님은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맨 처음 법성포에 도착합니다. 그는 법성포와 가까운 모악산, 즉 지금의 불갑산에 절터를 잡고 불갑사를 창건했다고 합니다. "모든 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라 이름지었다 합니다.
[불갑산]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와 함평군 해보면에 있는 산. 높이는 516m이고, 주봉은 연실봉이다. 산세의 수려함이 마치 '산들의 어머니' 같아 모악산(母岳山)이었으나 불갑사의 등장과 함께 이름이 새로 지어진 불갑산은 수림이 울창하고 참식나무, 꽃무릇 등 희귀식물들이 자생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의 골짜기마다 영험한 효험이 골고루 배어있어 크지도, 높지도 않은 산이지만 암자가 7, 8개나 된다. 정상인 연실봉에서의 조망은 서쪽으로 바다가 보이고 서해 낙조는 그 아름다움이 뛰어나서 예로부터 동쪽 불국사가 위치한 토함산의 일출과 더불어 뛰어난 절경을 보여주고 있다. 내륙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광주 무등산과 담양 추월산이 보인다.
▲불갑산 꽃무릇 ⓒ김성철 |
[불갑사] 불갑사(佛甲寺)는 호남의 유서깊은 고찰(古刹)이다.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인도 마라난타 스님이 남중국 동진(東晋)을 거쳐 백제 침류왕 1년에 영광 땅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에 최초로 사찰을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이러한 사실은 백제 고찰의 대부분이 백제가 멸망하면서 <백제서기>가 유실되어 그 창건 역사를 고증할 수 없는 것처럼 완벽한 고증은 현재로서는 어렵지만, 불갑사 <고적기(古蹟記)>에서 불갑사가 백제 초기에 창건된 사찰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점과, 이 지역에 전해오는 구전(口傳)과 지명, 사명(寺名), 그리고 마라난타의 행적을 살펴봄으로써 상당한 확신은 가능하다.
마라난타가 최초 상륙했다는 법성포의 백제시대 옛 지명은 아무포(阿無浦)로 불리었으며, 고려시대 부용포, 고려말 이후 법성포로 되었다. 아무포는 '나무아미타불'의 음을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지명으로 보인다. 그후 불법을 꽃피웠다는 의미의 부용포(芙蓉浦), 뒤에는 더 명확하게 성인이 불법을 전래한 포구라는 의미의 법성포(法聲浦)로 개칭되었다. 그리고 고려 태조 때부터 불리게 된 영광(靈光)이라는 지명은 '깨달음의 빛'이라는 뜻이며, 불법을 들여온 은혜로운 고장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마라난타의 불법 전래 후 392년 백제 아신왕은 불법을 믿으라는 교령을 전국적으로 내리게 된다. 불갑사는 백제 말기까지 사원의 역할을 유지하고 수행교화의 도량으로 융성하였을 것이나 660년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백제가 멸망할 때 영광 지역의 저항이 거세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전화를 면치 못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불갑사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830호), 팔상전, 칠성각, 일광당, 명부전, 만세루, 범종루, 향로전, 천왕문(전남유형문화재 159호) 등 수십 점의 문화재가 있고, 또한 절 뒤에는 각진국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 700년 정도 된 참식나무(천연기념물 112호)가 있다. 불교와의 깊은 인연 때문인지, 산은 그리 크지 않아도 암자가 적지 않다.
▲불갑산 꽃무릇 ⓒ최정철 |
매년 9월 하순부터 불갑산에는 불꽃을 연상시키는 짙은 붉은색의 요염한 꽃무릇으로 장관을 이룹니다. 꽃이 진 다음에야 잎이 나서, 꽃과 잎은 영원히 만나지 못하니 '서로를 그리워하는 꽃'으로 유명합니다. 불갑사 일대는 전국적으로 가장 큰 꽃무릇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이때쯤이면 꽃무릇을 감상하려는 인파로 만원을 이룹니다. 불갑산의 자생지 외에도 불갑사 앞에 15만평의 꽃무릇 단지를 조성해놓고 매년 축제를 벌입니다.
[꽃무릇] 꽃은 9∼10월에 붉은색으로 피는데, 잎이 없는 비늘줄기에서 나온 길이 30∼50cm의 꽃줄기 끝에 산형꽃차례(꽃대의 꼭대기 끝에 여러 개의 꽃이 방사형으로 달림)를 이루며 달린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데, 이 잎은 길이가 30∼40cm이고 다음해 봄에 시든다. 꽃이 시든 후에 잎이 피어나니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애틋한 전설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꽃무릇은 원래 절꽃이다. 금어(金魚, 탱화를 그리는 승려)가 5월경 잎이 지고 난 뒤 알뿌리를 캐내어 물감에 찧어 넣으면 그림에 좀이 슬지 낳는다고 한다. 뿌리에서 전분을 채취하여 종이를 붙이거나 책을 엮는데도 방부제 겸 접착제로 이용하였다.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인쇄문화는 불경 출판이 효시였으니, 불경을 인쇄, 제책하던 절에서 꽃무릇을 많이 심었던 것이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쓴다. 외떡잎식물로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석산'이라고도 한다. <자료 출처 : 불갑사, 영광군, 한국관광공사, 네이버 백과사전 등>
<트레킹 안내>
-트레킹 코스 : 불갑사→(꽃무릇 군락지)→불갑사 저수지→(꽃무릇 군락지)→동백골→(꽃무릇 군락지)→구수재→연실봉→노루목→해불암→(꽃무릇 군락지)→동백골→(꽃무릇 군락지)→불갑사
-트레킹 거리 : 약 4.5km
-소요시간 : 약 4시간(점심식사와 충분한 휴식시간 포함)
<트레킹 지도>
9월 24일(토)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06:00 서울 출발(5시 50분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신정관광 <두발로학교> 버스에 탑승바랍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09:40-10:20 영광읍 도착, 아침식사(<동락식당>에서 남도한정식). 김밥도시락 챙기기(빈 도시락은 준비하지 마세요^^)
10:40 불갑사 주차장 도착, 걷기 시작
11:40 불갑사→동백골→구수재
12:20-13:00 연실봉 도착, 도시락으로 점심식사
14:00 연실봉→노루목→해불암→동백골→불갑사
14:00-14:20 불갑사 탐방
14:30 불갑사 주차장 도착, 불갑산 출발
15:30-16:20 전주에서 식사 겸 뒤풀이(<고궁>에서 전주전통비빔밥)
16:20 서울 향발
[준비물]걷기 편한 차림(등산복/배낭/등산화), 스틱, 무릎보호대, 식수, 윈드자켓, 우비, 따뜻한 여벌옷, 간식, 과일류, 자외선 차단제, 헤드랜턴,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됨). 빈 도시락은 준비하지 마세요^^
▲불갑산 꽃무릇 ⓒ조재길 |
두발로학교 제8강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3회 식사와 뒤풀이,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십시오.
전형일 교장선생님은 언론인 출신으로 오랜 동안 일간지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현재 외국기업체에 재직 중이며, 원광대학교 동양철학박사 과정중입니다. 그는 틈틈이 여기저기 <걷기의 즐거움>에 몰입하며 <걷기의 철학>에도 빠집니다.
교장선생님은 <두발로학교를 열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걷기>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걷기 코스의 명소들이 생겨나고 <걷기 동호회>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이 고유의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동안 잊었던 <걷기의 가치>를 되살리고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直立步行) 이후 걷기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최소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걸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걷기가 새삼스럽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길>에서 이처럼 종교적 진리나 철학적 깨달음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고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며 생각할 수 있고, 미지(未知)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말이다. 몸과 마음이 고장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경제적이고 신체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택한 것이 <걷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목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걷기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걷기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미와 기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함께 찾으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 <새로운 경관> <자연을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세 가지가 아닐까요.
<두발로학교>는 <아름다운 길 걷기> 전문학교입니다. <두발로학교>에서 세 마리 '토끼몰이'를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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