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 12곳을 골라 함께 걷는 <백두대간학교>가 11월 개교했습니다. 개교와 함께 첫 번째 산행은 <태백산 천제단> 구간이었고, 12월 두 번째 산행은 <지리산 만복대 구간>입니다.
교장선생님은 최창남 선생입니다. 최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 전문가이며 작가, 작곡가, 목사입니다. 2008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인문학적 산행기를 <프레시안>에 연재했습니다.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등 민중가요들을 작곡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름다운 하늘길, 백두대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백두대간은 우리 땅의 시작입니다. 모든 생명의 요람이고 터전입니다. 백두대간이 솟구쳐 열리며 수많은 산줄기들도 함께 드러냈습니다. 1정간 13정맥뿐 아니라 많은 기맥과 지맥들이 따라 열렸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산은 하늘의 지혜와 생명을 받는 통로였습니다. 그래서 이 민족을 연 단군도 하늘에서 산으로 내려온 것이고, 옛 사람들은 자식을 점지 받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하늘길, 백두대간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때로 잊고 때로 잃어버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그 길로 들어가기 위해 백두대간학교를 엽니다."
백두대간학교는 어떤 학교일까요.
"지금 백두대간 산행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종주 중심의 산행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목적지에 닿기 위해 빠르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산행은 산을 제대로 느끼고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무를 만지고 풀잎의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때로 적막할 정도로 고요하고 때로 출렁이며 일렁이는 숲의 소리를 느끼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백두대간학교의 산행은 종주 산행을 지양합니다. 나무늘보처럼 백두대간 하늘길을 천천히 걸으며 산을 느끼고 만나는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마을을 만나면 잠시 뒷골목도 걸어보고, 사람을 만나면 마음도 나눠보는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산행을 위해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길 12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이름하여 <백두대간 12걸작선(傑作選)>입니다. 이 길은 계절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산길입니다. 겨울의 화사함을 드러내는 산길도 있고, 여름의 풍성함을 뽐내는 산길도 있습니다. 생명력 가득한 봄의 설렘을 느끼게 하는 산길도 있고, 마음을 깊게 하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산길도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도록 산길의 들머리 날머리가 긴 구간은 아름답더라도 일단 제외시켰습니다. 평균 6시간에서 8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산과 숲, 바람과 구름, 흙과 나무, 햇살과 나뭇잎, 아득한 산줄기와 그리움, 그리고 사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백두대간학교에서는 산을 좋아하고 주말 산행을 열심히 하는 정도의 체력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길들을 걷습니다. 백두대간학교는 백두대간의 감동을 가장 가까이서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리산 만복대의 겨울 산행은 마른 억새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자기 비움의 산행>이다.ⓒ백두대간학교 |
<백두대간 12걸작선(傑作選)>은 앞으로 매달 1회씩 12회, 1년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 11월 첫 산행으로 태백산 천제단 구간을 마친 데 이어 12월 두 번째 산행은 지리산 만복대 구간입니다. 12월 18일 토요일 성삼재에서 만복대로 들어갑니다.
만복대(萬福臺)의 겨울 산행은 마른 억새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자기 비움의 산행>입니다. 만복대는 자신을 비운 산입입니다. 우거진 수풀도, 커다란 나무들도 품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억새만으로 바람에 흔들리며 초연할 뿐입니다. 가을 산행의 아름다움이 억새풀 사이를 걷는 것이라면 겨울 산행의 아름다움은 겨울바람에 흔들리며 사각거리는 마른 억새의 소리들을 들으며 걷는 것입니다. 눈 내리면 억새풀에 피어난 상고대를 바라보며 지나 온 삶과 걸어온 길을 잠시 내려놓는 것입니다. 눈 쌓인 만복대는 가슴 깊이 묻어 놓은 그리움을 내려놓으며 마음을 씻게 되는 길입니다.
몇 걸음 재촉하여 만복대에 오르면 장엄한 지리산의 줄기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을 거쳐 성삼재에 이르기까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마음을 여미게 하는 장엄한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작은고리봉은 첩첩한 산줄기 풀어내며 겨울 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큰고리봉은 첩첩한 산줄기가 풀어 놓은 깊은 골짜기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바람결에 들려줍니다.
겨울 산행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조망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 몸을 그대로 드러낸 어머니의 산, 겨울 지리산에 대한 조망입니다. 절로 마음 비우게 되는 아름다움을 만나는 산행입니다.
지리산 서쪽 끝 만복대(1,433m)는 구례군 산동면과 남원시의 경계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봉우리입니다. 성삼재(1,090m)와 정령치(1,172m) 사이 백두대간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꼭지점을 형성한 곳입니다. 특히 지리산 천왕봉에서 출발한 많은 백두대간 종주대가 이곳을 거쳐 멀리 북으로 향합니다.
산행은 도로로 뚫린 성삼재와 정령치 간의 대간 능선을 따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접근이 쉽고 고도차가 크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만복대는 이름만큼 복스러운 산으로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습니다. '만복대(萬福臺)'란 명칭은 풍수지리적으로 지리산 10승지 중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만복대에 오르면 많은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만복대가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만복대는 자신을 비움으로써 모두에게 만복을 누리게 하는 산인지도 모릅니다.
이날 코스는 성삼재~작은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고기리 구간입니다.
-도상거리 : 약 11.5km
-소요시간 : 약 7시간(충분한 휴식 포함)
-구간 소개
성삼재 : 삼한시절의 전적지로, 마한군에게 쫓기던 진한왕이 달궁계곡에 왕궁을 짓고 피난하여 살 때였다. 북쪽 능선에 8명의 장수를 두어 지키게 한 곳이 팔랑재요, 동쪽은 황장군에게 지키게 하였으므로 황령재, 남쪽은 성(姓)이 각각인 세 사람의 장수를 보내어 지키게 해서 성삼재라 하였다 한다.
만복대 : 풍수지리적으로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여 만복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며, 사방으로 복을 내려주는 봉우리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가을에는 전형적인 초가지붕을 연상케 한다고 할 만큼 복스럽게 생긴 모양새다. 거대한 젖무덤처럼 부드럽게 솟아 오른 만복대는 광활한 억새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가을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정령치 : 정령치는 주천면 고기리에서 산내면 달궁 부락으로 넘어가는 지리산 줄기의 고개로, 황령치(黃嶺峙)와 함께 마한의 별궁을 지키던 중요한 곳이었다 하는데 이곳은 고개 마루가 운동장만큼이나 넓어 이에 대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전설> 마한의 별궁을 방어하기 위해 황령치와 정령치에 성을 쌓고 정씨 성을 가진 장군과 황씨 성을 가진 두 장군이 각각 지키고 있었는데, 정 장군이 지키던 이 정령치에 마을을 만들고자 그의 신통력을 써서 손바닥으로 고갯마루를 쳐서 주위의 높은 산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였다.
이리하여 산들이 조금씩 뒤로 물러나 앉기 시작하는데 운봉에 사는 어느 아낙이 저녁을 짓고 있는데 천지를 올리는 천둥소리와 함께 지축이 흔들리므로 괴이하게 여겨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니 정령치쪽 높은 산들이 탕탕 내리치는 소리에 맞추어 빙빙 돌면서 조금씩 움직이므로 무심결에 "어메 산이 가네이!"하고 외치면서 들고 있던 부지깽이로 부엌 문턱을 치니 그 순간 정 장군이 내리치는 소리에 맞춰 움직이던 산들이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아 다시는 움직이지 않아 고갯마루가 넓어지려다 말았다 한다.
6.25 전만 해도 정 장군의 손바닥이 찍힌 바위가 달궁마을 앞까지 굴러 내려왔다 하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고 다만 정 장군이 쌓았다는 산성만이 고리봉 능선에 약 20m 정도 남아 있어 옛 전설(마한의 별궁설)을 전해주고 있다. 현재는 이 고개를 정령치(鄭嶺峙)라 하지 않고 정령치(正嶺峙)라 고쳐 부르고 있다.
고기리 : 본래 남원군(南原郡) 상원천면(上元川面)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고촌리(高村里)와 내기리(內基里)가 병합되어 고촌과 내기의 이름을 따서 고기리(高基里)라 하고 주천면에 편입되었다가 1995년 남원시 군이 통합되어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가 되었다. 고기리에는 내기, 고촌 등이 있다. (남원시 주천면 자료)
마을 뒤로 산지가 위치하며 앞으로는 원전천이 흐른다. 자연마을로는 고촌, 안터, 내건너 등이 있다. 고촌은 고기리에서 으뜸가는 마을로 지대가 높다 하여 붙은 이름. 안터는 고촌 서쪽에 있으며 골짜기 안에 깊숙이 있는 마을이라 하여 생긴 이름이다. 1914년 지명을 한문으로 표기할 때 안내(內)자와 터기(基)자로 고쳐 내기(內基)로 바뀌었다. 내건너는 고촌 남쪽에 있으며 내 건너편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산행일인 12월 18일(토), 여유있는 산행을 위해 출발시각을 일찍 잡습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 산악가이드 두 분이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산악가이드 김남균 대장은 백두대간을 7회 종주한 공인 등산안내인이고 이철승 대장은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 경력 28년의 공인 등산안내인입니다.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스 운행>
01: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 2호선 시청 2번 출구)
01:30 사당역 출발(지하철 2, 4 호선 1번 출구)
01:40 양재역 출발(지하철 3호선 8번 출구)
05:30 고기리 도착(아침식사 및 도시락 싸기)
06:00 고기리 출발
06:50 성삼재 도착
<산행 일정>
07:00 산행 시작(성삼재 출발)
08:00 작은고리봉 도착
10:00 만복대 도착
11:00 정령치 도착(점심식사)
12:00 정령치 출발
13:00 큰고리봉 도착
15:00 고기리 도착(저녁식사와 뒤풀이)
17:00 버스로 고기리에서 서울로 출발
21:00 서울 도착(예정)
<상기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산행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한등산복, 등산화(고어텍스 제품. 겨울산행에는 신발이 가장 중요합니다. 방수제품이 아닌 등산화를 착용하고 산행할 경우 동상 위험이 높습니다), 방한모, 방한장갑(젖었을 경우 여벌 장갑 필요), 방풍의, 겨울용 여벌옷, 스틱, 아이젠, 스페츠, 보온병, 헤드랜턴, 우비, 간식, 자외선 차단제, 여벌 양말. 필히 빈 보온도시락과 수저를 부탁합니다.
<겨울 장비 철저히 준비 하시길 바랍니다>
<백두대간 12걸작선>②지리산 만복대 구간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3회 식사와 뒤풀이,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산행에 관한 문의는 김남균 대장에게 해주세요. 010-6595-5815)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