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 종탑 농성'이 50일을 넘어섰다. 이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학습지 교사들을 무더기 계약 해지한 재능교육을 상대로 2007년부터 복직을 요구해 왔다. 급기야 2월 6일 오수영·여민희 씨가 서울 혜화동 성당에 올라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학습지 교사들이 고용된 근로자이며 2007년 재능교육의 계약 해지가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아직 답이 없다. 재능교육 노조의 싸움은 27일로 1924일째를 맞았고, 지난달 25일부터는 기륭전자가 세운 1895일을 넘겨 국내 최장기 투쟁 기록을 매일 갱신 중이다.
햇수로 7년째.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길고 긴 싸움을 견디고 있을까? 종탑 고공 농성 50일(3월 27일)을 맞아 혜화동 본사와 종탑 위,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세 곳의 농성장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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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혜화동 성당 종탑. 두 사람이 위험천만하게 서서 텐트를 점검하고 있다. 숨을 곳 없는 이 위험천만한 곳에서 오수영·여민희 씨는 혹한의 겨울을 났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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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종탑 고공 농성 50일을 맞아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본사 앞에서는 2007년부터 천막 농성이 계속돼 오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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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싸움은 사람들을 지치게 했다. 지난해 조합원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났고, 지금 복직 투쟁을 계속하는 노조원은 11명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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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는 것이다. 그래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오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정성이 더 바래기 전에 오래된 싸움을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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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투쟁 사업장의 연대인 공투단에서 고기를 싸들고 응원을 왔다. 길가에 자리를 깔고 밥 먹는 풍경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어떻게 보일까?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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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 앞 환구단. 중구청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조경용 화분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재능교육 노조 조합원들과 공투단 단원들이 집회를 방해하기 위한 시설물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화분은 농성장에서 멀찌감치 밀려났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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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구단 앞 농성장. 바닥엔 스티로폼이 깔렸다. 이곳에서 농성한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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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구단 천막 앞에서 '전국 장기 투쟁 사업장 노래자랑'이 열렸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백기완 소장.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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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 내부. 하늘로 뚤린 저 구멍으로 올라가면 난간도 없고 10평도 안 되는 위험천만한 공간이 나온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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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를 마주보는 종탑 옥상. 24일 한 시민이 주고 간 텐트를 새로 설치했다. 더 커진 텐트 안에서 이제는 앉아 있을 수도 있게 됐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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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 있다 보면 시간 관념이 희미해진다. 날짜는 물론이고 요일도 흐릿하다. 머리칼을 자르고 올라와 얼마나 길었는지, 치약이 얼마나 남았는지로 시간을 가늠하곤 한다. 시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랫 세상 사람들처럼 시간을 쪼개 쓰지 않으니 잘 보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둘은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원초적인 공간에 올라서기를 자청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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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 위에는 바람이 거세다. 여민희 씨가 넘어진 화분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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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지 교사를 고용된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지난해 11월 있었다. 2007년 재능교육의 계약 해지도 무효로 판정됐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아직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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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수영 씨(왼쪽)와 여민희 씨. 두 친구는 위험하고 열악한 공간에서도 밝게 지내려고 애쓴다. 수영 씨는 혹한 속에서 발에 동상이 걸리기도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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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저녁 종탑이 보이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종탑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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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 위의 두 사람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저 위에서 견디는 비결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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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 사태는 기업의 부당 해고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일반화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우리 주변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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