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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 후쿠시마, 카메라에 담은 1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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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 후쿠시마, 카메라에 담은 1년의 기록

[이미지프레시안]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 주변의 마을과 사람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방사능 공포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원전에서 20~30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의 토양에서 플루토늄 241이 검출됐고, 제1원전에서 바다로 흘러들어간 세슘 137이 도교전력 전망치의 6배인 5600테라베크렐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본 사회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원전 주변 주민의 약 80%가 방사성 요오드에 피폭됐다는 통계 또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점진적으로 원전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고 발표했지만, 빠르게 확산되는 탈원전 기류는 즉각적인 핵발전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도요다 나오미(豊田直巳)씨는 대지진 직후 1년 동안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참상을 취재했습니다. 원전 반경 20~30Km의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과 쓰나미의 재앙이 덮친 처참한 광경부터 방사능에 오염돼 '죽음의 땅'으로 변해 버린 마을과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거나 공포에 떨면서도 쉽게 고향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기록했습니다.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지진과 쓰나미, 방사능의 3중고에 노출된 후쿠시마현 사람들의 지난 1년은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그 기록을 전합니다.

도요다 나오미 사진가는 이 기록으로 서울에서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3월 20일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진위주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전시에서 보다 많은 사진과 생생한 증언을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3.11 동일본 대지진, 그리고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부터 1년이 흘렀다. 9.0의 강진과 초대형 쓰나미로 약 2만여명이 죽거나 행방불명됐고, 방사능 누출이라는 거대한 인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흔적조차 없이 쓸려간 이와테현과 미야기현의 마을에서도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어려움을 뚫고 재건과 부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널부러진 기와조각을 한 장 한 장 주워가며 다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꿈을 읽을 수 있다.

한편, 2백만 명이 살고 있는 후쿠시마현의 대부분은 방사능 오염지대로 변해버렸다. 더욱이 쓰나미 피해는 물론 고농도 방사능 오염으로 후쿠시마 원전 20킬로미터 내의 피해 권고 지역은 무인지대가 되어버렸다. 도시는 '죽음의 거리'로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있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현재 진행형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박탈해버린 방사능 오염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원전 사고는 많은 공동체를 파괴했을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고, 가정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후쿠시마현 사람들은 불안함을 안은 채 피난소에서, 학교에서, 생산 현장에서도 강인하게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원전을 멈추면 '전력이 부족하게 된다'고 말하던 지난해 여름 54기의 원전 가운데 53기의 원전이 가동을 멈추면서 '전력 부족으로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던 지난 겨울, 한번의 정전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의 원전은 결코 에너지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일본의 원전은 극소수의 가진 자들이 보다 윤택해지고, 핵무기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하는 자들의 야망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을 숨기고 있다.

버려진 대지가 되어버린 곳에서 피폭당한 사람들을 만나고, 방사능에 오염된 대지을 바라보며 1년 동안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기록했다. 이 기록은 원자력 발전으로 유지해 온 일본의 현재를 보여주는 극히 일부에 현장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것은 일본의 미래를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다. 어쩌면 이것은 한국의 미래일 수도 있다.


▲ 원전 사고 1개월 이상 지나서도 흰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4월 18일 후타바쵸 ⓒ도요다 나오미
▲ 대피 후 방사능 오염도를 조사 받고 있는 주민. ⓒ도요다 나오미
▲ 주민들이 대피하면서 방치된 소들이 집단으로 폐사했다. 2011년 4월 18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도요다 나오미

▲ 방호복을 착용하고 2시간 동안의 자택 귀가가 허가됐다. 2011년 4월 27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도요다 나오미
▲ 후타바 후생병원 앞에서 150 마이크로시버트가 계측됐다. 2011년 3월 22일.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 ⓒ도요다 나오미
▲ 원전 사고가 난 지 6개월이 흘렀다. 마스크를 쓰고 배식을 돕는 아이들. 2011년 9월 28일 ⓒ도요다 나오미

▲ 축사에서 나온 돼지들이 야생 돼지화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피폭된 채 방치되는 가축은 큰 문제다. 2011년 4월 18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도요다 나오미
▲ 하세가와 나가하루씨와 토메노씨는 치바로의 피난을 결정했다. 아들과 손자들과 함께 고향에서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5월 27일 이이다테무라 ⓒ도요다 나오미
▲ 후타바초에서는 주민 1400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관청의 공무원의 도움으로 사이타마시로 피난 온 노인. ⓒ도요다 나오미

▲ 위험을 무릎쓰고 조상의 묘를 찾아 온 주민들. ⓒ도요다 나오미

☞ <이미지프레시안>에서 사진 더 보기: www.imag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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