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 도서와 흔치 않은 인문학서를 보유하던 이음아트는 대학로에서 문화예술인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소설가 장정일과 이문재가 좋아하던 책방, 시인 김경주가 시낭독회를 열고, 김광석을 추억하는 사진이 전시되던 곳, 사진가 육명심과 박종우가 출판기념화와 워크샵을 열던 곳이다.
▲ 이음아트를 찾은 손님들이 쓰고 간 여섯권째 방명록.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세상 살이가 담겨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이 작은 책방의 경영난을 부채질한 국내 출판시장의 매정함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책방을 운영하는 조진석씨는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 출판사들이 대형 서점에는 싼 값에 책을 대량 공급하고 작은 서점에는 비싸게 판다"고 지적했다. 대형서점과의 경쟁이 불가능한 이유다.
파산 이후 한 시민단체가 운영하기로 하면서 책방은 다시 살아났다.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한다. 하지만 이곳은 작은 책방들의 수난 시대에 '돈 버는 경영'보다는 많은 이를 위한 공공 문화공간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매달 1~2회의 전시가 기획되고 여러 번의 문화 이벤트가 열린다. 아직도 문화예술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책벌레들의 세상살이가 이곳만의 '만인보'에 쌓여간다. 언제 다시 그칠 지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까지는 유효한 '좋은 책이 있는 풍경'이다.
▲ 전시와 출판기념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이음아트 내부 전경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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