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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개선안,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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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개선안,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

요금 인상…기사 처우 개선, 승차거부 척결 초점

서울시 택시요금이 12일 인상된다. 기본요금은 3000원(중형택시 기준)이 되고, 거리 요금도 144미터당 100원에서 142미터당 100원으로 오른다. 서울시 경계를 넘어가면 부과되는 할증(20%) 요금도 부활되고, 심야 시간 콜비는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른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이용객들의 가장 큰 민원이었던 승차거부 해소 대책도 내놨다. "서울시 택시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바람은 이뤄질 것인가.

박원순 시장은 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말이 부끄럽게도 택시에 딱 맞는 말이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요금은 오르는데 택시기사 경제 사정도 나아지지 않고 서비스도 나아지지 않아 택시기사들도 시민들도 만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하루 종일 택시를 타고 가스 충전소에 기사식당까지 쫓아다니며 현장 시장실을 해봤더니, 기사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며 일하지만 손에 들어오는 돈은 형편이 없고, 택시 업체들도 유가 상승으로 인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으며, 승차거부 등으로 인한 승객들의 불만도 아주 높았다"며 "누구 하나 만족하지 못하는 택시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뿌리부터 바꾸는 혁신이 필요했다"며 "택시업계의 노와 사, 교통전문가는 물론 시민들이 함께 모여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택시 회사 사장과 직원, 개인택시 기사, 시민들 모두가 만족하는 안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

▲ 2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박원순 시장(가운데)이 택시회사 대표, 개인택시 대표, 노조 대표 등과 함께 택시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프레시안(김하영)

일단 요금 인상으로 인해 업계의 숨통은 어느 정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LPG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는데, 택시요금은 지난 8년 동안 동결돼 있었다. 택시기사들의 처우도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버스의 경우 버스 기사의 월 평균 임금은 300만 원인데, 택시기사 임금은 187만 원 수준이었다. 택시기사 이직률은 50%가 넘었다.

박원순 시장은 "택시기사들의 삶이 보장돼야 한다. 택시기사 일이 보람이 없고 생활이 보장되지 않으면 택시 문제 해결은 이번에도 실패일 수밖에 없다"며 "요금 인상이 운수 종사자들 처우 개선으로 직결될 수 있게 노사의 임단협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택시 기사 처우 개선을 내세웠고, 요금 인상 전 노사 합의를 통해 평균 임금 187만 원을 211만 원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박 시장은 "충분치는 않겠지만 택시기사 월급제의 기초를 닦는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민들에게는 행복한 변화일까. 서울시는 '요금이 올라도 서비스는 그대로'라는 불신의 벽을 깨는 것이 관건이라고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그 중 핵심은 승차거부에 대한 대책. 서울시에 접수되는 교통 관련 민원의 75%가 택시에 대한 민원이고, 그 중 40%는 승차거부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승차거부를 막기 위해 신고 제도를 보완했다. 이전에는 택시 번호(서울 00마 0000)를 모두 신고해야 했지만 뒷 네자리 숫자만 신고해도 해당 택시를 추적해 찾아낼 수 있는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올해 연말까지 모든 택시에 장착하고, 택시 트렁크 부분에 식별이 쉬운 번호(법인명 000)를 표시해 신고가 용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승차거부가 확인된 경우에는 4시간이던 준법·친절교육 시간을 최소 16시간에서 최대 40시간까지 늘리고 교육 미이수 시에는 승무 금지 및 재취업을 제한할 방침이다. 현재 20만 원인 승차거부 과태료도 정부에 상향 조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밖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정복장 착용 의무화, 택시 내 전면 금연(승객 없을 때 기사 흡연도 금지), 택시 서비스 우수 업체 인증마크 부착, 택시 내 CCTV 설치(운전자만 촬영), 과속 방지 경고음 장치 설치 등을 추진한다.

다양한 서비스 개선책을 내놨지만 서비스 개선의 만족도가 시민들의 요금 부담 불만보다 클 지는 미지수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가장 큰 부담을 지게 된 이들은 고양, 성남 등 서울시 외곽 거주자들. 시계외할증(20%)이 부활해 심야 할증이 더해지는 심야 시간대에 택시를 이용할 경우 기본적인 요금 체계에서 40%의 요금 부담이 더 생긴다.

밤 12시 이후 서울시청에서 일산동구청을 간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요금은 2만3000원 수준이지만 요금제 개편 이후에는 2만8000원을 넘게 된다. 서울시는 시계외할증 부활로 승차거부는 사라지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최소한 승차거부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불만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박원순 시장은 "250개 법인 택시가 중요하다. 사장님들이 어떤 마인드로 경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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