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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잃은 안철수, 정치적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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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잃은 안철수, 정치적 타격 불가피

'왼쪽 날개' 잃은 安…최장집 돌연 사임 배경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또 다시 '멘토'를 잃었다. '십고초려' 끝에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으로 영입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돌연 이사장직을 사임한 것.

12일 안 의원 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교수는 이틀 전인 10일 안 의원을 직접 만나 이사장직 사임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22일 안 의원이 '정책네트워크 내일' 설립과 함께 이사장으로 진보 성향의 원로 정치학자인 최 교수를 영입한 지 불과 80여 일 만이다.

최 교수의 사임은 당초 기대했던 이사장직의 역할과 실제 역할이 다른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학자로서 정책 개발이나 이론적인 뒷받침을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정치적인 역할에까지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정치적 역할은 공직이나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며 "나는 공직이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도 했다.

▲ 지난 5월22일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완쪽)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사진 가운데). ⓒ연합뉴스

최 교수 사임 이유는 언론의 '왜곡'? 安 "주위에서 최 교수 말 정치적 왜곡해"

다만 안 의원은 최 교수의 사임 배경을 '여론의 정치적 해석'으로 돌렸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교수가 이사장직을 맡은 이후 학자적 양심을 갖고 하는 말도 주위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다 보니 많이 힘드셨던 것으로 들었다"며 "최 교수의 말에 정치적인 해석을 덧붙여서 왜곡하고 폄하하는 그런 시도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작 최 교수는 측근들에게 "(안 의원 측이) 언론과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며 마땅치 않은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는 해석이다.

또 안 의원은 "(최 교수의 발언은) 저나 주위 사람들에 대한 어떤 시각에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예전과 동일하게 학자적 양심으로, 객관적으로 그런 것이 옳다고 말한 것"이라며 "최 교수가 이사장을 맡은 후 한 모든 발언은 정치적 의도나 정치적 이해타산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내일' 이사장을 맡은 이후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 '진보적 자유주의' 등 평소의 지론을 피력해 왔다. 때문에 최 교수의 구상을 안 의원의 신당 창당 행보와 맞물려 보는 해석도 많았다.

이 와중에 안 의원과 최 교수가 정치적 노선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얘기도 왕왕 새어 나왔다. 최 교수는 진보적 자유주의를 내세우며 노동 중심의 제3 진보정당을 강하게 주장해 왔지만, 안 의원 쪽에서 "최 교수 개인의 생각"이라며 거리를 두는 기류도 있었다. 일각에선 최 교수가 통일·안보 등의 해법을 놓고 안 의원과 견해 차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되어온 '정치적 불협화음' 지적을 일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 교수는 향후 안 의원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정책 자문을 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며 전면적인 '결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십고초려' 끝에 영입했다는 최 교수의 사임으로 안 의원이 받을 정치적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의 지론대로 거대 양당 독과점 체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독자 세력화를 모색해온 안 의원 입장에선 자신의 '이론적 뒷받침'이자 진보진영을 견인할 상징적인 인물을 잃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자신의 도운 '멘토'와 결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던 2011년에도 멘토 그룹 중 한 명이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안 의원의 정치 노선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10월 재보선에 맞춰 추진해온 신당 창당의 로드맵에도 일정 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성 후 정치권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접촉하며 세 몰이에 나섰지만 뚜렷한 인재 영입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장집이라는 '날개'를 잃은 안 의원이 자신의 이론적·조직적 독자 행보를 순탄하게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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