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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정쟁 중단' 제안 3시간 만에 "盧 칠거지악"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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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정쟁 중단' 제안 3시간 만에 "盧 칠거지악" 비난

'새누리-국정원 커넥션' 정황 나타나자 또 '물타기'?

국가정보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동으로 여야의 대치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의지를 담은 여야 공동선언'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더 이상 NLL을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자"는 취지인데,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수세에 몰리자 'NLL 카드'를 꺼내들며 논란에 불을 지폈던 새누리당이 국정원과의 '커넥션' 의혹까지 불거지자 서둘러 발을 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NLL과 관련해 여야 간에 대치 양상을 보이고, 이에 따른 국론 분열이 우려된다"며 "우리 영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담은 여야 공동선언문을 만들어 국민 앞에 상신하자"고 제안했다.

황 대표는 "논란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NLL을 둘러싼 오해와 논란을 정치권에서 씻어내고, NLL 수호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것이 문제를 정리하는 길"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원과 관련된 불필요한 정치적 공방을 이 시간부터 국정조사에 맡기고, (공방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무엇보다 대통령의 방중 기간이다. 많은 외교적 성과를 내고 계신 대통령의 방중 여정에 국내에서 정쟁을 자제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국익을 지켜내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핵심 요직을 맡았던 권영세 주중대사와 김무성 의원의 대화록 사전 유출 정황이 드러나며 국정원의 'NLL 파동'이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연루된 '합작품'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현 정부로 옮겨 붙은 '책임론'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 된다.

황 대표는 '국익'을 언급했지만, 정작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가 국익 손실 아니냐'는 지적엔 "절차나 형식 문제를 (두고) 너무 논란을 하다 보면 지금 이 시점에서 NLL에 대한 여야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본질에서 벗어나기 쉽다"며 사상 초유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절차'의 문제로 일축했다.

또 대화록 불법 유출 및 열람 의혹에 대해서도 "(대화록) 원본 누출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부적절하다. 김무성 의원께서 해명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뒤 다른 새누리…"정쟁 중단" 제안 후 대변인은 "盧 칠거지악"

황 대표는 '정쟁 중단'을 제안했지만, 이 같은 발표 후 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당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은 국민을 경악케 한 칠거지악"이라며 맹비난을 퍼붓는 등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이날 황 대표의 발표 뒤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에 NLL을 상납한 것", "김정일을 대하는 자세가 마치 신하가 왕을 알현하는 듯한 굴욕적인 자세였다"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한 쪽에서는 '정쟁을 중단하자'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근거가 불분명한 네거티브 공세를 편 셈이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오전에 당 대표가 NLL 논란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현안에 집중하자고 제안해 놓고, 오후에 당 대변인은 온갖 정쟁 도발 언사를 쏟아내는 게 타당하냐"며 "오전엔 잘 해보자고 꽃다발 보내고 오후엔 발길질을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野 "위기 몰린 새누리, 또 물타기 하나"

아울러 야권은 황 대표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물타기'를 위해 불법 논란까지 감수하며 대화록을 열람했던 새누리당이 이제 와 '정쟁 중단'과 '국민 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 대변인은 "황우여 대표가 영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담은 공동 선언을 제안한 것은 좋은 말씀이지만, 민주당이 오랫동안 일관되게 견지해온 입장을 확인한 수준"이라며 "참여정부에서도 NLL은 포기한 적 없고, 앞으로도 민주당은 NLL을 앞장 서서 사수하겠다고 수 차례 밝혔다. NLL 포기 논란은 새누리당이 만들어 낸 것일 뿐 존재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진보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그야말로 정쟁을 위한 것일 뿐 민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는 대체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이 국정원 문제를 덮겠다고 지금 시점에 전혀 불필요한 NLL 논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소모적인 정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왜 황우여 대표는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외교 기밀 자료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함부로 공개해 정치 공세를 펼침으로써 서해상에 오히려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바로 새누리당 자신"이라며 "(황 대표의 제안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지난 대선 때 이미 악용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의 또 다른 꼼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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