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19일 자신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과정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가운데 "개인적으로 영광이나 대통령과 국민에게 그 영광이 돌아가야 하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지 걱정"이라며 "대통령을 모시고 대통령의 철학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민의 은혜를 어떻게 갚을지 걱정"
이날 부인과 동반해 청와대로 들어와 노 대통령 부처와 환담한 반 장관은 "대통령님과 영부인이 직접 정상들을 만날 때 늘 적극 지지하는 말씀을 해주셔서 그런 것이 큰 성과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장관은 또 유엔 사무총장 당선의 공을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게로 돌렸다. 그는 "유엔이 60년 동안 조직이 얽히고 설켜 변화가 필요한데, 한국이 3년간 참여정부 하에서 혁신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가 많아 그런 평가의 덕을 좀 봤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사실 사무총장에 당선되고 나서 국가적인 역량과 배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노 대통령은 "평가를 그렇게 겸손하게 해주시니 듣는 사람이 좋고 장관이 총장이 되셔서 더욱 빛난다"고 화답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사무총장으로 업무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 입장 때문에 그 활동과 역할에 제약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입장에서 창조적이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해 업적을 남기시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본인은 물론이지만 국가적으로도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아직은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고 당선자인데 당선자에 대한 아무런 예우 규범이 없어서 오늘은 어정쩡하게 당선자 겸 외교장관으로 예우키로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말대로, 반 장관 부부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직접 영접을 나가지는 않았지만 이병완 비서실장이 본관 현관까지 나가 맞이하는 등 국무위원급 이상의 예우가 이뤄졌다. 또한 노 대통령은 20일 저녁 반 장관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기로 했다.
당선 이후 반 장관이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미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도 반 장관을 국가원수급에 준해 의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5일에 완전히 뉴욕으로 넘어간다"
한편 이 자리에 배석했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반 장관이 향후 일정과 거취에 대해 포괄적으로 말씀하셨다"면서 "다음 달 1일에 사무총장 인수팀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반 장관 본인은 15일에 뉴욕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다음 달 7일 부터 9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되는 한-아프리카 포럼 행사까지는 맡으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물리적 스케쥴에 따라 다음 달 상순, 늦어도 중순 까지는 외교안보라인 대수술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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