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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10가구 중 1가구가 지하에 사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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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10가구 중 1가구가 지하에 사는 도시"

심상정 의원 "주거극빈층, 전국적으로 68만 가구"

서울시 봉천동에 사는 김모(25) 씨는 1년째 월세로 지하방에 산다. 지방에서 살다가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그는 전세금은커녕 수십만 원이 넘는 월세금조차 마련하기 어려워 지하방에 거처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단돈 10만 원에 서울에서 이만한 방 얻기가 쉽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는 하루빨리 지하방에서 탈출하고 싶다고 김 씨는 말한다. 공동화장실을 써야 하는데다 변변한 샤워시설도 없어 겪는 불편함은 둘째 치고라도 하루가 다르게 몸이 나빠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씨는 "햇볕의 소중함을 서울 와서 처음 알았다. 아침이어도 아침인지 밤인지 도통 분간하기 힘들다. 그러니 잠을 자도 숙면하기 힘들다. 생체리듬이 엉망이다. 돈 벌러 서울에 왔지만 병만 얻을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지하방을 탈출하고 싶어 하는 김 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서울시, 열 가구 중 한 가구가 지하방에 거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18일 통계청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가구 중 지하방이나 옥탑방에 사는 가구의 수와 각 시도별 주거빈곤층의 규모 등을 조사한 내용이 담긴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통계청이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하면서 처음으로 거주 층별 가구조사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바꿔 말하면 주거빈곤층의 규모와 관련된 통계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야기다.

이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에 사는 746만2090가구 중 약 7.5%인 55만9415가구가 지하방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주민 15명 중 한 명은 지하실에 사는 꼴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시에 사는 330만9890가구 중 약 10.7%인 35만5427가구가 지하거주 가구로 나타났다. 인천시의 경우에는 82만3023가구의 약 5.4%인 4만4707가구가, 경기도에서는 332만9177가구 중 약 4.8%인 15만9281가구가 지하방에 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구별로 지하방 거주비율에 편차를 보였다.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광진구(17.4%), 중랑구(17.1%), 은평구(15%), 강북구(14.7%), 관악구(14.4%) 순으로 지하방 거주비율이 높았고 노원구(3.3%), 종로구(6.3%), 강남-구로-중구(6.5%)는 이 비율이 낮은 쪽이다.

지하방 거주 비율이 10%가 넘은 곳은 모두 15개 구로 조사됐다.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지하방 거주가구 비율 최고

경기도 내에서는 31개 자치구 중 지하방 거주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과천시다. 전체 1만7652가구 중 무려 약 13.6%인 2404가구가 지하방에 살고 있다. 성남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성남시는 전체 30만7491가구 중 약 12.4%인 3만8118가구가 지하방에 살고 있다.

구별로 따져봤을 때 전국에서 지하방 거주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은 성남시 수정구다. 이 자치구에는 전체 8만9930가구 중 무려 약 20.9%인 1만8793가구가 지하방에 살고 있다. 수정구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지하실에 살고 있는 셈이다. 성남시 중원구도 전체 8만6839가구 중 약 18.4%인 1만5970가구가 지하방에 거주하고 있어, 수정구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지하방 거주자가 많은 자치구로 파악됐다.

주거극빈층, 서울에 집중

전국 권역별로는 수도권에 부동산 극빈층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 지하방과 함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꼽히는 옥탑방이나 판잣집, 비닐집 등을 포함하는 주거극빈층의 93%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전국의 지하방 거주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이 60.6%이고 경기도 27.2%, 인천 7.6%로 수도권 거주자가 95.4%에 달한다. 옥탑방도 마찬가지다. 옥탑방 거주자의 거주지역 분포는 서울 66.7%, 경기도 20.5%, 인천 1.4%다.

판잣집과 비닐집까지 포함하면 전체 주거극빈층 68만3025가구 중 수도권 거주 가구는 63만3216가구로 92.7%에 달한다. 가구원 기준으로는 전체 주거극빈층 161만7062명 중 약 92.9%인 150만1542명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특히 주거극빈층 가구의 58.5%(39만9530가구), 가구원의 56.9%(92만571명)가 서울에 살고 있어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의 주거극빈층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의원은 "햇볕도 들지 않는 땅 속에 사는 극빈층이 땅 위로 올라와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주택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은 남아도는데…심상정 "주거빈곤층 분포 고려해 주택정책 펴야"

반면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집계된 2005년 현재 주택보급률은 105.9%다. 국민 전체가 가구당 집 한 채씩 소유한다고 해도 73만2000호가 남아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가 비율은 55.6%에 머물렀고, 전체 세대의 5%에 불과한 다주택 보유자가 전체 주택의 21.2%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 부자' 순으로 상위 10명이 소유한 주택 수는 무려 5508호, 상위 30명이 소유한 주택 수는 9923호에 달해 주택소유 편중의 실상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4월 수도권 지역 지하방에 거주하는 46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지하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대책으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제공(61.8%)이 꼽혔다.

공공임대주택은 현재 36만 호가 공급돼 있으나 이들 대부분에 이미 저소득층이 입주해 살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파악된 부동산 빈곤층 68만 가구의 주거불안을 해소하려면 별도의 공공임대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의원은 주거빈곤층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계획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주거빈곤층에 우선 공공임대주택 입주기회를 주고 주거비보조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공급은 주거빈곤층의 지역별 거주분포에 맞게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심상정 의원이 분석해 발표한 주거극빈층 현황(단위: 천 명, 천 가구).
▲ 자료 :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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