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여성 대통령' 마케팅을 본격화한 새누리당과 이를 비판한 민주통합당 사이의 공방이 격한 수위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여성 대통령론을 부각시키고, 이에 민주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생물학적 여성일 뿐"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양측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
새누리 "박근혜는 국가와 결혼…누가 돌 던지겠나"
새누리당은 1일 오전 최고위원회와 선대본 회의에서 "민주통합당은 마초정당"이라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에 보낸 화상 발언을 통해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에게 어느 영국 국민이 돌을 던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박근혜에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여성을 억압하는 정당의 후보로 여성의 삶을 대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 "같은 여성 후보인 심상정 후보는 전 세계 여성, 우리 여성 앞에 깊이 사죄해야 하고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생 쿠키', '영계' 발언 등으로 최근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선대본부 회의에서 "새누리당이 헌정사상 첫 여성 후보를 세운 것은 한국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것"이라며 "야권에서 감히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이라느니, 참지 못할 인격 모욕 발언을 남발한 것은 그 자체가 수구적이며 역사 퇴보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야당은 박 후보에게 아이를 갖지 못한 사람이 육아를 말한다고 했는데 이는 미혼여성에게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박 후보는 미혼의 몸으로 국가의 일을 책임졌고 국가와 결혼한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 후보들을 겨냥해서도 "박근혜는 국가를 위해 남은 생애를 바친 사람"이라며 "박근혜 헌신의 발치도 따라오지 못하면서…대한민국 모든 여성이 막말에 비분강개하고 있다. 망언을 내뱉은 야권은 국민,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민주당 정당문화는 마초주의에 기반하고 있다"며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여성비하 막말 발언, 이종걸 의원의 '그년' 발언, 성욕감퇴제를 먹고 있다는 정봉주의 발언, 변태적 발언을 일삼는 김광진 의원이 그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 여성위 "박근혜 여성대통령론은 후진적 후광정치일 뿐"
연일 새누리당의 '여성 대통령론'을 비판해온 민주당은 이날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기자회견을 통해 거듭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여성위원회는 "박근혜 후보는 여성 대통령의 덕목인 평등, 평화지향성, 반부패, 탈권위주의와 거리가 먼 후보"라며 "무엇보다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을 살리고 포용하는 삶을 살지 않아 왔고 그런 정치를 해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 개인은 여성이지만,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을 경험하거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그런 투쟁 현장에 있지 않았다"며 "오로지 대통령의 딸이란 이유로 권세를 누리고, 대통령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후광정치의 후진적인 한 사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후보는 권위주의적 정치의 중심에서 불통과 독선의 정치, 갈등의 정치로 점철해 왔다"며 "여성 유권자들은 박 후보가 이제 와서 여성의 진보를 위한 행보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에 분노하고 생뚱맞은 여성 대통령론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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