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환노위는 고용노동부 국감 첫날인 8일 김 사장을 불러 MBC 파업에 관해 조사하려 했다. 그런데 증인으로 채택된 김 사장은 국감을 앞둔 5일, 5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 출장을 떠났다. 자회사가 마련한 '베트남 고엽제 환자 국토 종단 행사'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환노위 의원들은 "증인 김재철 사장의 불참은 의도적으로 기획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22일 열리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다시 증인으로 참석할 것, ▲그때 또 불참할 경우 국감장까지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것을 의결했다.
▲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
김 사장과 배 사장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 기도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런 이들이 국감을 앞두고 나란히 국외로 나가자, '국감 도피성 해외 출장'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한명숙(환노위) 의원과 배재정(문방위) 의원은 김 사장이 출국한 5일,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의원은 김 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자, 본래 10월 2-5일로 잡혀 있던 베트남 출장 날짜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또한 베트남의 본 행사가 11월 1일에 열리는데 "김 사장은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을 한 달 전에 격려 방문하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외 출장 떠나는 한국 증인, 비행기 타고 들어온 인도 증인
문방위에 속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8일 배석규 사장이 "해외 도피라는 파렴치한 길을 택했다"고 질타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노동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인사, 해직 사태 방치, 'YTN판 블랙리스트' 논란, <돌발영상> 무력화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YTN 사찰이라는 범죄의 중심에 서 있는" 배 사장이 사죄하는 대신 도피했다고 비판했다.
문방위 국감에서도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배 사장은 YTN 사찰 문건에서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사장으로 임명된 인물로 방송을 망가뜨렸다"(배재정 의원)는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이길영 KBS 이사장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조해진 간사가 배 사장과 이 이사장 출석 요구는 "정치적"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새누리당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감 증인들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하는 일은 다른 위원회에서도 벌어졌다. 8일 열린 지식경제위원회의 국감장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된 대형 마트 3개사 대표(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최병렬 이마트 대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도 김재철·배석규 사장처럼 국감을 코앞에 두고 해외 출장을 떠났다. 이들뿐만 아니라 11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도 해외 출장을 떠나 국감에 불출석할 전망이다.
이들과 달리, 쌍용자동차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자동차 대표는 8일 환노위 국감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 뭄바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신계륜 국회 환노위원장은 "한 분은 국감에 출석하기 위해 뭄바이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김재철 MBC 사장은 국정감사가 시작되니 베트남까지 가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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